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구체적인 만남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1년 전 지난해 12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대통령(당시 왕세제)가 열었던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던 것을 고려할 때 비슷한 일정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월27일 회장직에 오른 이후 첫 해외 출장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국내 계열사 현장 일정들을 집중적으로 소화해왔다.
지난 5월 대통령에 선출된 무함마드 대통령은 왕세제 신분 때부터 매해 겨울 세계 각국의 주요 기업인과 정계 원로 등을 초청해 사교모임 겸 비공개 포럼을 개최해 왔다. 이 회의에는 무함마드 대통령 이외에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 등 유력 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재계는 이 회장이 이번 출국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중동 지역의 첨단 제조업·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과 아부다비·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을 교차 방문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의 형인 고(故)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전 UAE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에 따라 아부다비가 180억달러(한화 약 23조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마스다르 시티'에 삼성이 적극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수차례 "중동 지역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도 20여시간 동안 서울에 머무른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중동 지역 협력 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했다. 논의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함께했으며, 총 사업비 670조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에 대한 각종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이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여러 사업을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라며 "이재용 회장이 잇달아 중동 인사들을 만나는 것도 제 2의 '중동 붐'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