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분위기에서 앞으로 누가 살아남고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까. 우선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은 △기술의 가치 △기술의 확장성 △위기관리능력 3가지를 보여주는 기업이 될 것이다. 기존에는 원천기술의 우수성만 설명해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해당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어떤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기술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업계는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만큼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의 기업가치 분석지표 중 하나인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EV/EBITDA'는 2007년 평균 13.1배였으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평균 9배로 떨어지며 투자하기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 경험상 지금과 같은 투자환경에서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는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투자대상을 직접 발굴해 △투자실력을 검증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벤처캐피탈사 또는 심사역이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밝히면 스타트업도 누구를 찾아가면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좋은 스타트업을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바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인공지능) 등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스타트업 중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곳도 있다. 한발 물러나서 스타트업 시장을 바라본다면 투자자는 앞으로 잘되는 스타트업과 어려워질 스타트업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다. 찾아오는 스타트업보다 찾아가서 발굴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보다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제 투자자의 실력도 검증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그동안에는 트렌드에 편승해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실력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이는 투자업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검증된 실력자들 간에는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투자생태계의 부익부빈익빈을 만들어낼 것이다.
당분간 창업생태계는 스타트업이나 투자자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맑은 날에는 앞선 15대의 자동차를 추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가 오는날에는 가능하다"는 세계적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의 말처럼 이러한 분위기가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 역경을 이겨내면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으며 최후의 승자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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