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반면 최근 5년간 국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수는 증가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창투사는 2017년 121곳에서 2021년 197곳으로 63% 증가했다. 이는 창투사들의 평균 투자여력이 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창투사는 보다 확실하고 안정된 투자만을 선호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최근 창업생태계에 몰아친 투자빙하기의 위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원천기술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 다른 기술과 접목하거나 피버팅할 수 있는지 기술의 확장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위기를 얼마나 잘 버텨낼 역량이 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자구노력으로 위기를 돌파할 의지와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음을 투자자에게 확인해줘야 한다.
벤처캐피탈사 또는 심사역이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밝히면 스타트업도 누구를 찾아가면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좋은 스타트업을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바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인공지능) 등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스타트업 중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곳도 있다. 한발 물러나서 스타트업 시장을 바라본다면 투자자는 앞으로 잘되는 스타트업과 어려워질 스타트업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다. 찾아오는 스타트업보다 찾아가서 발굴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보다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제 투자자의 실력도 검증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그동안에는 트렌드에 편승해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실력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이는 투자업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검증된 실력자들 간에는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투자생태계의 부익부빈익빈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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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창업생태계는 스타트업이나 투자자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맑은 날에는 앞선 15대의 자동차를 추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가 오는날에는 가능하다"는 세계적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의 말처럼 이러한 분위기가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 역경을 이겨내면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으며 최후의 승자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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