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우리 대표팀은 역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실점했지만, 전반 27분 김영권(울산)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튼)의 역전골로 승점 3점을 따냈다.
이어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황희찬을 본 손흥민은 포르투갈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다. 황희찬은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처리해 포르투갈의 골망을 출렁였다. 정규시간이 끝난 후반 46분에 나온 극장골에 한국 선수들과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린 골에 모두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벤투 감독은 환호는커녕 진지한 표정으로 옆에 앉은 스태프와 대화를 나눴다. 벤투 감독은 앞서 가나와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경기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었던 벤투 감독은 대신 관중석 끝으로 가 고함을 질렀다. 그는 "유민! 유민!"이라고 외치며 수비수 조유민(대전)을 투입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아직 경기가 5분 이상 남았으니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벤투 감독 주변의 한국 관중들이 함께 "유민! 유민!"이라고 소리쳤다. 낌새를 눈치챈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공격수 조규성(전북)을 빼고 조유민을 투입했다.
결국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1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벤투 감독은 웃으며 관중석에서 내려와 경기장 터널에서 선수들과 코치진이 복귀하기를 기다렸다. 터널 안에서 자신을 대신해 벤치를 지킨 코스타 수석코치와 만난 벤투 감독은 그와 긴 시간 포옹하며 그제야 16강 진출의 기쁨을 온전히 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