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조 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산은 동남권(부산·울산·경남)지역 조직개편 의결을 앞둔 이사회를 규탄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은은 금융공기업 취준생들이 '신의 직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었다. 공기업이라는 안정성에 더해 연봉 수준도 다른 공공기관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의 평균 연봉은 1억1370만원으로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평균연봉(1억550만원)보다 높았다. 초봉도 5052만원으로 공공기관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현재 산은은 부산으로의 본점 이전을 위한 밑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29일 산은은 이사회를 열어 동남권 지역 조직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했고, 내년에 50여명의 직원이 부산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은 노조에서는 당장 법 개정이 어려워지자 강석훈 산은 회장이 조직개편이라는 '꼼수'로 부산 이전을 무작정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은이 본점을 옮기려면 법 개정을 통해 산은법 상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규정을 바꿔야 하지만, 그러려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산은 내부에서도 본점의 부산 이전 탓에 회사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본점 이전이 추진되면서 올해 10월까지 83명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지난해 전체 퇴사자(51명)보다 60% 늘었다. 남은 기간 추가 이탈 인원이 발생해 연말까지 100명에 가까운 퇴사자가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된 이후도 문제다. 지방으로 옮겨 간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인원의 약 3분의 1을 지역인재로 뽑아야 한다. 매년 신입의 3분의 1이 부산 소재 대학교 출신들로만 채워지면, 인재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