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도 저신용자 '퇴짜'…갈 곳 없는 사람들 '서민대출' 노크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2.12.0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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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도 저신용자 '퇴짜'…갈 곳 없는 사람들 '서민대출' 노크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서민대출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햇살론 뱅크'는 경쟁력 있는 금리로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다. 자금 조달 금리 상승과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제도권에서 밀려난 금융취약계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월 서민금융진흥원의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이용건수는 50만3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 증가했다. 이용금액은 4조9166억원으로 17.4% 늘었다.



낮은 소득과 신용점수로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의 이용이 어려워지자 서민금융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과 지난해 7월 최고금리 인하(연 20%)가 맞물리면서 저신용자의 대출을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일부 서민금융의 대출한도를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햇살론 뱅크'가 올해 5만4000여건이 신청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금액이 7172억원으로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근로자햇살론과 햇살론15 다음으로 이용금액이 많다. 출시 1년이 지난 3분기에 들어서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햇살론 뱅크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했던 저소득·저신용자가 부채나 신용도 개선을 통해 은행권에 안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서민금융상품을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고,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이거나 연소득이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당초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었으나 올해 2500만원까지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햇살론 뱅크의 대출금리는 연 4.9~8%대(보증료 2% 포함)로 상대적으로 햇살론15(15.9%), 근로자햇살론(10.5%이내)보다 낮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7%대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 있는 금리 수준이다. 이용자 증가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만 34세 이하,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도 신청 건수가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6만7000여건(1951억원)이 신청됐는데 지난해보다 13.6% 늘었다. 서금원은 햇살론 유스의 올해 공급규모를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렸다. 자산가격이 급격히 조정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청년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월 최대 2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햇살론카드도 발급 건수가 1만5000건을 넘어섰다. 신용점수가 낮아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던 고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이용금액은 200억원을 넘겼다.

금융당국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지난 9월 햇살론15 이용이 어렵고 신용평점 하위 10%이하(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출시했다. 또 신용과 연체 여부와 상관없이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긴급 생계비 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한시적 대출 한도 상향 등도 이용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금융은 3분기와 4분기에 이용자가 증가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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