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항바이러스 예방치료 혁신 자신…내년 기술수출 원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2.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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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분말 흡입기 방식 바이러스 예방 치료제 'ABN101', 이달 美 학회서 전임상 결과 발표
코로나19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예방…내년 상반기 동물실험 결과 도출 목표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 타깃 표적항암제 'ABN401', 연내 美 임상 2상 환자 첫 투여
"핵심 파이프라인 성과 본격화에 기술수출 논의 속도…신약개발 성공모델 제시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신영기 에이비온 대표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에이비온 (7,100원 ▼110 -1.53%)이 핵심 파이프라인 성과를 앞세워 기술수출에 박차를 가한다.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호흡기 바이러스 분야 최초의 분말 흡입형 치료제(ABN101)와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를 타깃으로 한 표적항암제(ABN401) 성과 발표 및 후속 임상 진입 등이 기다리고 있다. 세부 데이터 공개와 임상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을 기술수출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발돋움 한다는 목표다.

최근 에이비온이 집중하는 파이프라인은 항바이러스 예방 치료제 'ABN101'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은 글로벌 보건안전의 화두로 떠올랐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백신이 개발됐지만, 빈번한 재감염에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해진 것. 특히 최근 RSV와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멀티데믹(여러가지 감염병이 동시 유행)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지난 10월 '국가생물방어전략서'(NBS)를 발간해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비축 의지를 내비쳤다.



에이비온은 ABN101이 해당 전략에 최적화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천식 환자들에게 익숙한 흡입기 방식으로 개발 중인 ABN101은 인터페론-베타 기반의 차세대 바이오베터다. 자연형 인터페론-베타의 아미노산 일부를 교체해 물성을 개선,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였다. 이를 통해 가격과 제형 한계에 가로막혔던 개발 활로를 뚫고, 세계 최초 분말가루 흡입형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앞선 비임상 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및 간염 바이러스 등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5일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는 "보다 일찍 연구성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분말형태 인터페론-베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는 물론 거의 모든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휴대가 간편한 예방적 치료제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ABN101의 혁신적 가치며, 이달 학회를 통해 그 가치를 본격적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이달 6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 화생방학회 콘퍼런스(CBD S&T)를 통해 ABN101의 세부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이후 동물실험에 돌입, 내년 상반기 완료 후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관련 CRO(임상시험수탁기관)와 논의를 마친 상태다. 신 대표는 "이미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며 "동물실험을 통해 보다 명확한 효능과 투여량을 가늠할 수 있게 되면,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키는 세계 최초 치료제에 대한 기술도입 희망 기업들이 줄을 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인 비소세표폐암 치료제 'ABN401'도 내년 본격적인 기술수출 추진에 나선다.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등 다양한 치료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암세포 유전자가 일으키는 변이가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유발해 치료 효과를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유전자 변이가 대표적이다.

ABN401은 C-Met 활성화를 막아 치료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에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던 환자들 역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 연내 미국 임상 2상 환자 등록과 투여가 예정돼 있다. 특히 경쟁 C-Met 저해제 대비 높은 안전성을 기반으로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요법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기술수출 기대감을 키운 상태다. 에이비온은 임상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을 기술수출 적기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현지 초대형 폐암센터를 비롯해 유수 대형병원들이 임상 2상 기관으로 참여했고, 첫 환자 투여가 이뤄지는 단계에 참여 의료기관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여파에 임상이 다소 지연됐지만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분들을 임상군으로 모집하는 데 공을 들인 만큼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옵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약물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NB401은 환자 암의 특징을 유전적으로 분석하고, 그 특징에 적합한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식의 정밀의료 기반 항암제다. 이 때문에 에이비온은 동반진단을 ABN401 개발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초기 개발단계에서 확보한 진단 및 분석기술을 다른 바이오벤처에 기술이전해 심화시킨 뒤, 임상 본격화 단계에서 다시 협업하는 개발 방식을 채택했다. 젠큐릭스에 기술이전한 유방암 예후예측 기술과 지노바이오에 넘긴 혈중 암세포 분리 기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에이비온은 신약개발 자체에 집중하고 진단분석은 특화된 기업에 맡겨 개발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신약개발 성공은 연구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개발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진단분석과 신약개발을 각각 특화시켜 다시 임상단계에서 시너지를 내는 구조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신약개발 모델이라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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