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폐암 진단 후 첫 1차 치료제로 복용한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의 탑라인(주요 지표) 결과를 전일 공시했다. 이 결과는 오는 3일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연례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결과가 공개된 임상 3상은 활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을 동반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렉라자와 기존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를 비교하는 연구였다. 세브란스병원 등 13개국의 119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인종에 따라 하위그룹을 분석했더니, 아시아인에서 렉라자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 비아시아인에선 렉라자 투여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게피티닙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 EGFR 돌연변이형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 엑손 19 결손 돌연변이에서 렉라자 투여군은 20.7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10.9개월로 나타났다. L858R 치환 돌연변이에서는 렉라자 17.8개월, 게피티닙 9.6개월이었다.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렉라자 투여군 76%, 게피티닙 76%로 나타났다. 반응 지속기간은 렉라자 19.4개월, 게피티닙 8.3개월 이었다.또 다른 2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의 중간 분석 결과 사망 위험을 26% 줄였다. 투여 18개월 시점에 렉라자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닙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이상반응은 렉라자 군에서 96%, 게피티닙 군에서 95% 발생했다.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에 해당했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은 렉라자와 게피티닙 투여군에서 각각 5% 발생했다. 렉라자 군의 10%, 게피티닙 군의 9% 환자가 이상반응 때문에 투약을 중단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은 내년 1분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차 치료제로 렉라자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에서 31번째로 개발된 신약으로 허가받은 렉라자는 현재 2차 치료제로만 처방 중이다.
국내 폐암 1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차 치료제 시장의 3배다. 2차 치료제 시장이 1000억원인 반면 1차 치료제는 3000억원이라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이번 임상 3상을 발판으로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도약하면 그만큼 공략 가능한 시장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현재 국내 1차 치료제 시장의 강자는 해당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타그리소의 아성을 넘어야 하는데 해볼만 한 경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타그리소는 1차 치료제로서 현재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 부담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그리소의 글로벌 임상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결과가 좋지 못했던게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한 배경"이라며 "한국인 임상데이터를 다수 보유한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게 되면 국내 시장에서 타그리소대비 처방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