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 원/달러 환율, 한숨 돌리나 했는데…중요한 변수 남았다?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2.12.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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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대폭 내려 장 중 1200원대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언급 때문이었다. 시장에서는 추세적 하락을 위해서는 위안화 약세라는 요인이 해결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내린 1299.7원으로 마감했다. 장 중 낙폭을 줄이며 1300원대 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장 후반 다시 낙폭을 키워 1200원대를 턱걸이 하며 마감한 것이다.



이 날 환율의 급락은 11월30일(현지 시각) 파월 의장의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이 큰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충분할 정도의 수준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시점은 12월 회의에서 바로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시그널이 나오자 미국 증시가 급등했고 달러인덱스도 하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45분 기준 달러인덱스는 0.37% 내린 105.56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으로부터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기에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승현 NH선물 연구원은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연설이었기 때문"이라며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위해 속도조절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함부로 자극하지 않는 연준이었고 전일 1년물 기대 인플레까지 상향 조정 됐기에 시장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란 매파적 발언도 있었으나, 속도조절의 구체적 시기를 특정한 것은 연준의 스탠스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됐고 시장은 환호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다시 넘어가는 등 하락폭이 제한됐던 것은 실수요 매수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날 환율 흐름을 전망해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실수요 매수는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환율이 11월 초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수입업체 매수 대응이 소극적으로 변모했지만 장중 저점에서 꾸준하게 결제 물량을 소화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추세적인 하락이 될 것인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폭 확대를 위해서는 아직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혼란 등으로 약세를 보이는 위안화의 강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어진 달러 초강세는 비미국 대비 미국의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 공격적인 긴축 그리고 이후 이어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라는 재료들이 모두 반영된 결과"였다며 "이후 달러화의 약세 폭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료가 필요한데, 이에 가장 크리티컬한 재료는 바로 중국 위안화 가치의 반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내 코로나 확산세를 통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3월 새로운 집권체제 도입 후에야 위드 코로나 국면 진입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으로 갈수록 달러 강세가 해소되는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나 중국의 위드 코로나 국면 진입과 이에 따른 위안화의 추세적 반등은 내년 초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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