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넘버원',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이 요즘 그 꽂힌 이는 바로 배우 이광수다. 이광수와 유재석은 지난 2010년 SBS ‘런닝맨’의 원년 멤버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서로 어색해하던 첫 만남의 분위기가 무색하게 두 사람의 호흡은 ‘런닝맨’의 재미와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유재석이 머리도 잘 쓰고 몸도 잘 쓰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면, 이광수는 치밀한 계략과 배신으로 ‘배신의 기린’으로 부각됐다.
이미 유재석과 이광수의 호흡은 검증이 됐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자주 나오는 만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기시감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재석은 그래서 또 다른 포메이션을 구상하고 있다. 바로 유재석과 이광수 두 사람과 ‘트라이앵글’ 전법을 이끌 ‘여성 예능인’ 공격수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많은 여성 예능인을 파트너로 영입했다. ‘런닝맨’에서는 송지효 그 뒤를 이어 전소민이 있었다. 송지효는 특유의 나른한 캐릭터로 ‘멍지효’ 애칭을 얻어 배우와는 다른 입지를 열었다. 전소민은 조금 더 공격적이었다. 그는 멋진 남성 출연자에의 호감을 숨기지 않았는데 이 저돌성을 높게 산 유재석은 전소민과 ‘식스 센스’를 함께 하고 있다.
‘범인은 바로 너!’에서는 배우 박민영, 김세정의 가능성이 동시에 모색됐다. 두 사람 모두 예능에서의 전적은 없었지만 냉철한 판단력으로 동시에 ‘추리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이들과 유재석, 이광수와의 관계는 유재석과 이광수가 넘볼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부분에 집중돼 셋의 관계를 다지기엔 멤버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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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존:버텨야 산다’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재석-이광수 둘 만의 영역 안으로 여성 예능인을 유입시키기 시작했다. 시작은 권유리였다. 그리고 그 기획은 유재석이었다. 권유리는 소녀시대 멤버로서 예능에서도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이 중 하나다. 각각의 재난 속에서 4시간을 견디는 것이 목표인 프로그램에서 권유리는 멤버 중 가장 겁이 없고 스릴을 즐기는 모습으로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셋이 뭉쳐야 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유재석, 이광수가 권유리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는 상황이 많았다. 그들의 말대로 ‘엄마’의 역할도 했다.
'더 존: 버텨야 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연경은 일단 현역 운동선수로서의 운동능력을 일의 체력은 물론이고 입담에서도 둘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이광수와는 키 그리고 심지어 발 사이즈도 같고, 얼굴도 굉장히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유재석은 두 사람 사이에서 ‘꼬꼬마’의 새로운 포지션을 얻었다. 주로 셋이 뭉쳐야 했던 ‘더 존:버텨야 산다’와 다르게 한국전통문화 장인을 찾아 그 비법을 전수받는 ‘코리아 넘버원’에서 세 사람은 서로 장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기와 질투를 통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가 유재석-이광수 콤비와 가장 잘 맞는 여성 예능인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송지효, 전소민은 이광수와 함께 할 기회가 없고, 박민영과 김세정 역시 프로그램의 계획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 김연경 역시 배구선수로서의 일정이 있어 은퇴 전까지는 이 조합에 자주 보이긴 어렵다. 결국 최근 ‘더 존:버텨야 산다’ 두 번째 시즌의 출범을 알린 권유리 쪽이 가장 유리하다.
유재석은 이광수와 함께 있을 때 MC로서, 리더로서의 역할이 아닌 입담 ‘공격수’로서의 능력이 산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지만 막상 큰 어려움이 닥치면 함께 꽁무니를 빼는 ‘하찮은 오빠들’일 뿐이다. 이들의 예능적인 모습은 필수적으로 둘을 감싸고 다독이고 둘이 의지할 여성 캐릭터를 필요로 한다. 유재석, 이광수 일명 ‘유광라인’의 파트너 찾기는 내년에도 예능을 보는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