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비제20호스팩이 코스닥에 상장된 건 2020년 1월30일이다. 공모에 참여하거나 상장 초기 이 종목을 매수한 경우 약 3년을 버틴 투자자도 있다. 일반적으로 스팩은 '괜찮은 회사'와 합병될 경우 급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전에도 옵티코어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케이비제20호스팩 주가가 공모가 2000원을 밑돈 이유다.
KB증권은 옵티코어와 협의를 거쳐 합병 비율을 1대 0.5889114에서 1대 0.6306346으로 조정했다. 합병 밸류에이션은 기존 910억원에서 약 860억원으로 떨어졌다.
합병상장 전략이 시장 친화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옵티코어와 케이비제20호스팩이 합병상장한 후 발행되는 주식수가 총 2620만1355주다. 이중 즉시 거래가 가능한 물량이 51.52%에 이른다. 수급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합병상장 후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종목 14개 중 8개 주가가 스팩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보장받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가 공시되기 전 매수한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2051원에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자금은 옵티코어가 마련해야 한다. 옵티코어 입장에선 스팩합병 상장을 통해 계획했던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팩합병이 대안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번 사례를 보면 이 역시 녹록치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