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기대감에 버텼지만…KB증권 20호스팩 주가 '뚝', 본전만?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12.01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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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기대감에 버텼지만…KB증권 20호스팩 주가 '뚝', 본전만?


새 주인을 찾은 케이비제20호스팩 (1,665원 ▼50 -2.92%) 투자자들이 난감해졌다. 언젠간 '한방'이 터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했지만 옵티코어와 합병 결정 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케이비제20호스팩은 30일 16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심사기간 동안 거래가 정지된 후 9월23일 거래재개됐다. 이후 두 달 여간 주가는 2290원에서 1610원으로 29.69% 추락했다.



케이비제20호스팩이 코스닥에 상장된 건 2020년 1월30일이다. 공모에 참여하거나 상장 초기 이 종목을 매수한 경우 약 3년을 버틴 투자자도 있다. 일반적으로 스팩은 '괜찮은 회사'와 합병될 경우 급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연 케이비제20호스팩은 옵티코어와의 합병 안건을 승인했다. 전날인 16일 1930원이던 주가는 이날 6.48% 내린 1805원에 마감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합병을 '악재'로 판단한 결과다.



주주총회 전에도 옵티코어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케이비제20호스팩 주가가 공모가 2000원을 밑돈 이유다.

KB증권은 옵티코어와 협의를 거쳐 합병 비율을 1대 0.5889114에서 1대 0.6306346으로 조정했다. 합병 밸류에이션은 기존 910억원에서 약 860억원으로 떨어졌다.

합병상장 전략이 시장 친화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옵티코어와 케이비제20호스팩이 합병상장한 후 발행되는 주식수가 총 2620만1355주다. 이중 즉시 거래가 가능한 물량이 51.52%에 이른다. 수급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합병상장 후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종목 14개 중 8개 주가가 스팩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보장받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가 공시되기 전 매수한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2051원에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자금은 옵티코어가 마련해야 한다. 옵티코어 입장에선 스팩합병 상장을 통해 계획했던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팩합병이 대안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번 사례를 보면 이 역시 녹록치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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