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알피스트/애경산업
4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자연주의 헤어케어 브랜드 '알피스트'를 비건 퍼스컬케어 브랜드로 재탄생시킨다. 애경산업에서 비건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피스트는 2016년 에델바이스, 알파인 웜우드 등 알프스에서 재배된 식물을 주요성분으로 활용하고, 주의성분을 배제하는 자연주의 브랜드로 출시됐다. 최근 비건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브랜드로 전 제품에 한국 비건 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알피스트는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샴푸 3종, 트리트먼트 1종을 내놓고 바디 등 퍼스널케어까지 제품 영역을 확대한다.
LG생활건강도 지난 6월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프레시안'를 론칭했다. 역시 전 제품 한국 비건 인증원의 비건 인증받은 첫 비건 브랜드다. 프레시안은 쿠션, 립밤, 프라이머, 선크림 등 8가지의 제품을 출시했고 아이 메이크업과 립스틱, 파운데이션 등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포장재는 사탕수수 유래 원료로 만든 바이오 페트 상자를 사용하고 퍼프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드는 등 친환경 요소도 더했다. 비건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첫 판매처를 온라인 셀렉트샵 29CM(무신사)로 정한 뒤 카카오선물하기, 마켓컬리, 올리브영 등으로 넓혔다.
LG생활건강 프레시안/LG생활건강
현재 국내 비건 인증기관은 한국비건인증원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 '화장품 표시·광고를 위한 인증·보증기관'으로 지정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이를 활용한다. 인증 유효기간은 보통 1~2년이다. 만료 후에는 품목별로 인증을 다시 받아야만 비건 브랜드로 광고할 수 있다.
한 두 품목으로도 브랜드를 출시하는 중소기업들과 달리 브랜드 안에서도 여러 라인을 운영해야 하는 대기업으로써는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든다. 때문에 비건 브랜드가 사실상 없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브랜드 홍보를 포기한 채 개별 브랜드 내 일부 제품에 한해서만 비건 인증 받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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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화장품 시장인 중국이 여전히 일부 화장품 품목에 대해 동물 실험을 요구하고 있는 비건 브랜드를 전폭적으로 내세우기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5월 메이크업, 향수, 헤어 등 일반 화장품에 대해서는 동물실험 의무를 폐지했지만 미백, 기미제거, 자외선 차단, 탈모방지 등 기능성화장품에 대해서는 동물실험을 유지하고 있다. 동물실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비건 소비자를 겨냥하려면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한단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사실상 모든 제품이 동물실험을 하지 않지만 중국에 수출되는 일부 제품은 밴더를 통해 중국에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비건 빅브랜드 출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