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의 '좌완 SOS'... 군대 가는 좌완 필승조 빈자리 벌써 느껴진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2.12.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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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형./사진=SSG 랜더스김택형./사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는 KBO리그 사상 첫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며 완벽하게 202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즐비한 SSG는 2023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그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김택형(26)의 빈자리다. 김택형은 최근 2년간 SSG의 좌완 필승조로서 활약했다. 올 시즌은 특히 더했다. 지난해 함께 역할을 분담하던 김태훈(32)이 부진하면서 개인 커리어 최다인 64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면서도 정규시즌 피안타율 0.216, 피OPS 0.560으로 좌타자들을 꽁꽁 묶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서 SSG의 통합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김)택형이가 시리즈 내내 정말 좋은 역할을 해줬다. 약한 불펜에 큰 힘이 돼줬다"고 특별히 칭찬하면서 "이제 야구 좀 하는 것 같은데 군대에 간다"고 아쉬워할 정도.

괜한 아쉬움이 아니다. 실제로 김택형이 떠난다면 그다음으로 많이 던진 좌완 투수가 베테랑 고효준(39)이다. 고효준도 올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500, 피OPS 0.694로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믿고 맡기기엔 성적도 나이도 걸리는 것이 많다. 다음 후보인 김태훈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평균자책점 4.97로 좋지 않았다.



한두솔(25), 박시후(21) 김건우(20) 등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이 있지만, 여전히 성장해야 될 선수들일 뿐 즉시전력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마땅한 선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선발 자원인 오원석(21)이라도 불펜으로 활용해야 할 상황이다. 올해 불펜으로 뛰었던 문승원(33)과 박종훈(31)이 선발로 복귀하면 오원석에게도 꾸준히 등판할 보직이 필요하다.

임준섭./사진=SSG 랜더스임준섭./사진=SSG 랜더스
사실 SSG의 좌완 불펜 품귀 현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불안감은 있었고 올해 초에는 여기저기 SOS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KT 위즈에 우완 사이드암 이채호(24)를 주고 좌완 정성곤(26)을 데려온 것도 이러한 위기감이 드러난 흐름 중 하나였다.

단기간에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선 외부 영입이 필요하지만, 샐러리캡이 이미 한도에 이른 SSG에 FA 영입은 언감생심이다. 또 좌완 투수는 어느 팀이든 귀해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


결국 눈길을 돌린 곳이 방출 선수 시장이었다. SSG는 한화 이글스로부터 방출된 임준섭에게 입단테스트를 제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입을 확정했다. 발표만 조금 늦었을 뿐이다.

올 시즌 임준섭은 1군 5경기 평균자책점 2.45, 퓨처스리그 41경기에서 3승 1패 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구속만 시속 140km 초반까지 나온다면 최소한 김택형을 대체할 자원이 나타날 때까지 소방수 역할은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올해 노경은, 고효준처럼 재기에 성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SSG는 30일 영입을 발표하면서 "임준섭이 보유하고 있는 까다로운 커터성 직구, 양호한 변화구 구사 능력, 안정적인 제구 등 좌완 투수로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2023시즌 좌완 불펜진 강화를 위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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