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의 변신은 무죄"...디자인으로 안전사고 막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2022.12.0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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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의 변신은 무죄"...디자인으로 안전사고 막는다


#경남 창원 소재 산업단지(이하 산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업체 태림산업 공장에선 지게차가 끊임없이 오간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지게차 주차구역 앞을 지나가다 지게차에 부딪힐 위험이 컸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게 '안전서비스디자인'이다. 바닥에 지게차를 위한 별도의 충전구역 디자인을 그려넣어 지게차가 주차구역을 드나들 때 충돌 사고를 방지했다. 또 작업 부산물을 처리하는 폐기물 처리 구역의 위험요소에는 미끄럼 방지, 안내 사인 등의 안전 디자인이 활용됐다.

산단 내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나섰다.



두 기관이 추진하는 '안전서비스디자인' 사업은 작업 현장의 안전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의 입장에서 현장의 위험과 제조공정을 미리 분석하고, 현장에 맞는 안전디자인을 개발·적용해 공간을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다. 산단공은 이를 위해 산업재해 유형을 분석해 안전관리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하고, 산단 내 기업을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료=산단공 제공자료=산단공 제공
산단공에 따르면 산단 내 안전사고는 최근 5년 간 123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산단 내 입주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산단 입주기업 사업주 중에선 70.2%가 작업 환경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근로자는 64.6%만이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등 현장 안전수준에 대한 인식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산단공과 디자인진흥원은 지난해 11월 23일 '근로자 중심의 산단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작업환경의 위험성 정도를 근로자의 관점에서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안전디자인 진단도구를 개발하고, 올해 3월 '2022년 안전서비스디자인 협업 추진계획'을 공동 수립했다. 안전서비스디자인 사업은 앞서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산업단지 혁신 종합 대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올해 3월부터 11월까진 스마트그린산단 입주 중소·중견기업 8개사를 대상으로 총 9억6000만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모바일을 통해서도 근로자 보호와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안전 진단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인천 남동 산단에 있는 화장품 제조회사인 피엘코스메틱 공장의 구조가 디자인으로 안전하게 바뀐 모습./사진=산단공 제공인천 남동 산단에 있는 화장품 제조회사인 피엘코스메틱 공장의 구조가 디자인으로 안전하게 바뀐 모습./사진=산단공 제공
광주 첨단산단의 광섬유 케이블 업체 지오씨는 케이블 원재료들의 방치와 적재물 혼잡 등으로 위험해진 작업영역을 정비해 바닥 구획을 개선했다.

반월 시화 산단에 있는 자동차 볼트·너트 제조업체 지이엔은 직관적인 안전사인을 통일해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피 비상구 등 근로자의 이동 동선과 영역을 재구성했다.


이 밖에도 인천 남동 산단에 있는 화장품 제조회사인 피엘코스메틱은 제조실 리프트의 화물추락과 작업자 보호를 위해 리프트에 안전문 설치 등의 디자인이 적용됐고, 경북 구미 산단의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인탑스는 지게차 구역과 보행로 안내 사인 정비를 통해 화물차-지게차 간 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안전디자인을 산업단지 생산현장에 적용해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했다"며 "산업단지 안전을 위해 디자인, 디지털 통합안전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안전문화를 확산해 산업단지 사고를 예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료=산단공 제공자료=산단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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