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의 유혹' 고배당주 컴백하는 은행주..."산타랠리 기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12.0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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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의 유혹' 고배당주 컴백하는 은행주..."산타랠리 기대"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 개입을 최소화하겠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8일 애널리스트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주주환원 정책 자율성을 존중하겠다" 밝힌 뒤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금융주)가 랠리를 개시했다. 지난 2020년말 정부의 배당 자제 권고로 박스권에 갇힌 은행주가 고배당주로 화려하게 복귀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 (14,020원 ▼100 -0.71%)는 전일대비 350원(2.77%) 오른 1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B금융 (69,300원 ▲400 +0.58%)하나금융지주 (56,600원 ▲100 +0.18%), 신한지주 (43,500원 ▲200 +0.46%)도 이틀째 상승하며 각각 1.74%, 1.84%, 2.01% 상승 마감했다.

제주은행 (15,810원 ▲850 +5.68%)은 11.5% 급등했다. 메리츠금융지주 (77,800원 ▲300 +0.39%)도 3.14% 강세였고 DGB금융지주 (8,420원 ▲20 +0.24%), BNK금융지주 (8,350원 ▲150 +1.83%), JB금융지주 (12,910원 ▼50 -0.39%)도 각각 2.46%, 1.23%, 1.69% 상승 마감했다.



지난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금융업종 애널리스트들과 오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CLSA 등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국내 금융지주사의 과도한 저평가 원인이 금융당국의 '규제 불확실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이 원장은 "시장불안 상황에서 은행 등 금융권의 자금중개 기능과 건전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이에 대한 외국인 주주 등 외부 투자자의 관심 또한 크다는 것을 인식한다"며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및 가격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의 '개입 최소화' 발언에 은행주는 29·30일 연이틀 강세를 보였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 하락은 은행주 주가에 부정적이나 감독 당국의 주주환원 자율화 언급이 주가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2020년말 정부의 배당 규제로 국내 은행주는 미국 은행주 급등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은행주 투자자 입장에서 감독당국의 배당에 대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월 금융위원회는 '코로나에 따른 자본관리 권고안'을 시행해 은행과 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을 순이익 20% 이내로 제한했다. '권고안'으로 의무 사항은 아니었지만 금융지주사들은 가이드라인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고 이는 은행주 주가를 억누르는 '배당 관치'로 불리며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예정된 8개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 이사회 의장들과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4/뉴스1 (C) News1 김진환 기자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예정된 8개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 이사회 의장들과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4/뉴스1 (C) News1 김진환 기자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감원장 발언을 통해 은행업종의 주주환원 자율성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확인했다"며 "그간 시장의 은행주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최소한 전년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지 여부였으나 이번 발언을 통해 관련 우려는 대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배당 성향을 지난해 수준으로 가정할 때 은행주 평균 연간 배당수익률은 7.3%, 기말 배당수익률은 5.5%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4~5%) 수준을 웃돈다.

은행업종은 배당주 투자가 가열되는 연말이면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때문에 연말이면 주가 상승과 고배당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주식으로 꼽혔다.

특히 일반적으로 고배당주는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은행주는 금리 상승기에 매력이 더 높아지는 배당주로 통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성(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반 배당주와 달리 금리 상승기 주가 흐름이 좋다"며 "금융주는 비금융주보다 배당 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비율)도 일정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예상 순이익에 지난 5년 최저배당성향을 적용하면 올해 BNK금융지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8.3%, 우리금융지주는 7.6%에 달할 전망이다. 그밖에 4대 금융지주 중 배당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신한지주의 연 배당수익률(자사주 소각 감안)도 7%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한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 분기배당 정례화, 4월과 10월에 두 차례 1500억원 규모 자사주·매입 소각을 결정하며 금융지주사 주주환원정책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주가 부양에는 배당 확대보다 자사주 소각을 통한 EPS(주당순이익) 증대가 더 효과적이므로, 금융지주사의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기대감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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