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는 이 치료제에 기대를 건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인 사노피가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하고 미국 판권을 샀다. 미국 시장 내 판매를 맡는다. 사노피는 미국 외 전 세계 독점 판권에 대한 첫 협상권 비용으로 2000만달러(약 264억원)를 지불했다.
티지엘드는 8세 이상 1형 당뇨병 초기 환자에서 췌장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과잉 면역반응을 비활성화하고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될 수 있도록 한다. 14일간 하루 1회씩 30~60분에 걸쳐 투약한다. 1바이알(병)당 1만3300달러로, 치료 과정에 총 14바이알이 쓰이는 것을 고려하면 총 약값은 19만3900달러(약 2억5000만원)다.
그럼에도 티지엘드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제약사 입장에서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환자 수(4만4552명)가 적어 시장성이 낮다. 췌장의 유전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인데 이에 대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췌장이 내분비·소화 등 여러 기능에 작용하는 데다가 인체 깊숙한 곳에 있어 치료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평생 인슐린을 주사하거나 췌장을 이식하는 방법이 전부다. 업계에서는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본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는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VC-02'의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제1형 당뇨병에는 관심이 크지 않다. 전통 제약사들은 대부분 제2형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 (110,900원 ▼1,800 -1.60%)은 개발중인 'DWP16001'이 제1·2형 당뇨병에 모두 쓰일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낮은 시장성 때문에 제2형 당뇨병에 대해서만 임상시험을 했다. 강아지는 주로 제1형 당뇨가 발생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 물질의 반려견용 제1형 당뇨치료제 개발을 추진중이다. 삼천당제약 (62,500원 ▼200 -0.32%)은 제1·2형 당뇨병 환자 모두 복용할 수 있는 경구(먹는) 인슐린 물질 'SCD0503'의 임상시험을 지난해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아직까지 임상 1상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1형 당뇨병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2형 당뇨병은 성인 대다수가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이 분야로 쏠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