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프로벤션바이오는 제1형 당뇨병 발병을 지연하는 면역억제제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 내 면역체계 문제 때문에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병이다. 2020년 기준 국내 환자는 4만4552명이다. 전체 당뇨 환자의 5% 미만으로 추산된다. 제2형 당뇨가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는 것과 달리, 제1형 당뇨병은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인슐린 주사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고혈당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급성 합성증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 약은 한계가 있다. 효과가 제1형 당뇨병의 발생을 늦추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임상 3상시험에서 1형 당뇨환자 76명의 진행을 약 2년 지연시켰다. 최장 지연 기간은 11년이다. 존 샤레츠 FDA 의약품평가센터 박사는 "이 약은 환자에게 제1형 당뇨병 부담 없이 몇 달에서 몇 년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티지엘드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제약사 입장에서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환자 수(4만4552명)가 적어 시장성이 낮다. 췌장의 유전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인데 이에 대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췌장이 내분비·소화 등 여러 기능에 작용하는 데다가 인체 깊숙한 곳에 있어 치료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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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평생 인슐린을 주사하거나 췌장을 이식하는 방법이 전부다. 업계에서는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본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는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VC-02'의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제1형 당뇨병에는 관심이 크지 않다. 전통 제약사들은 대부분 제2형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 (111,100원 ▼500 -0.45%)은 개발중인 'DWP16001'이 제1·2형 당뇨병에 모두 쓰일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낮은 시장성 때문에 제2형 당뇨병에 대해서만 임상시험을 했다. 강아지는 주로 제1형 당뇨가 발생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 물질의 반려견용 제1형 당뇨치료제 개발을 추진중이다. 삼천당제약 (103,800원 ▼4,700 -4.33%)은 제1·2형 당뇨병 환자 모두 복용할 수 있는 경구(먹는) 인슐린 물질 'SCD0503'의 임상시험을 지난해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아직까지 임상 1상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1형 당뇨병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2형 당뇨병은 성인 대다수가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이 분야로 쏠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