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 파업 7일째를 맞은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별 화주에게 직접 전화해 업무 복귀를 요청했다. 운송개시명령 송달 거부를 독려하는 화물연대 집행부에 대해선 '2차 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원 장관은 "차주와 운송업체는 짧은 의사소통으로 서로 업무지시가 오고가는 관계"라며 "단체행동인만큼 집행부를 의식하고 망설이는데, 그 중에 차주 한 분과 직접 전화통화를 했고 통화된 분은 복귀하겠다고 약속해주셨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특히 "시멘트가 이틀만에 재고가 바닥나서 1차적으로 시멘트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처럼 피해상황, 위기가 벌어진 다음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해도) 늦는다. 심각한 임박단계로 급격히 진행된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주저없이 추가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벌써 파업 7일차다. 화물연대는 1년에 두번이나 운송 거부를 하고 있다"며 "오늘을 지나면 정유 철강 컨테이너 이런 부분들도 하루하루 다르게 재고가 떨어지거나 이미 적재공간이 차면서 국가 전반의 경제위기 지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화물연대와의 2차 교섭에 대해선, "2차 협상이 아니다. 이미 국회에서 화물연대의 요구 사항에 대해 입법 절차를 통해 논의하기로 돼있다"며 "국토부와 화물연대가 만나서 협상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운송 거부를 끌고 가기 위해 시간을 끄는 그런 식의 명분벌기용 만남은 의미가 없다. 면담 자체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전날 운송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이날 오전 기준 국내 최대 시멘트 생산지인 단양에선 성심양회, 한일, 아세아 등이 평상시 물량의 30~40% 가량을 회복했다.
원 장관은 "오늘 오후까지 복귀가 이어지면 평일 시멘트 운송량의 60~70%까지 확보될 것"이라며 "성심양회 단양 공장은 하루 2만톤, 벌크 차량 기준으로는 1만5000대가 드나들어야 정상인데 현재 100대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 차주들에게 직접 문자와 우편이 송달될 것이고 일부러 업무개시명령 송달을 회피하는 분들은 형사 처벌을 하더라도 가중처벌 대상으로 좁혀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송달이 뻔히 온 것을 조합원들에게 회피하는 방법을 교육시키려고 오후에 소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감 받을 때는 카톡 한 줄로 끝나는데 운송개시명령은 중범죄자가 사법기관을 회피하듯이 도망다녀야겠느냐"고 꼬집었다.
업무개시명령을 피하기 위해 업종을 변경하는 일부 꼼수에 대해서도 "시멘트 벌크 차 헤드를 떼고 전환하는게 하루 혹은 일주일 만에 되는 일이냐"며 "얼마나 (화물연대) 지도부가 일선 차주의 운송 복귀를 막을 방법이 없으면 그러겠느냐"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29일 시멘트업계의 집단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는 송달받은 다음날 24시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 의무를 불이행하면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및 3년 이하 징역·3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