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때 뚫었다…증시 불황에도 새내기 바이오 주목받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11.29 16:20
글자크기
어려울때 뚫었다…증시 불황에도 새내기 바이오 주목받는 이유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바이오는 유독 대접을 받지 못했지만, 일부 바이오기업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해 눈길을 끈다. 빡빡한 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IPO에 성공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투자 수요가 살아날 경우 보다 빠른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상장한 샤페론과 인벤티지랩은 나란히 공모주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겼다. 동물약과 인체용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인벤티지랩 (11,970원 ▼80 -0.66%)은 지난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이날 종가 기준 수익률은 17.1%다. 이달 신규 상장한 종목 중 공모가 대비 수익률 2위다.

염증질환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샤페론 (3,465원 ▲70 +2.06%)은 지난 10월 19일 상장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상장 첫날 공모가(5000원)보다 80% 높은 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공모주 투자자는 휘파람을 불었다. 이후 주가 흐름은 좋지 않지만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22%에 달한다. 인벤티지랩과 샤페론은 공모 과정에선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상장한 주요 바이오 기업의 주가 흐름은 다른 업종 새내기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편이다. IPO 시장에서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모기업들이 비교적 시장 친화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증시에 입성한 경향도 있다.

5건의 기술이전 경험을 보유한 보로노이 (35,800원 ▼100 -0.28%)의 경우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5056억원으로 먼저 진행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때 책정한 가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덴마크 룬드벡에 약 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에 성공한 에이프릴바이오 (16,370원 ▼130 -0.79%) 역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789억원으로 비상장 때 투자유치 과정에서 평가받은 2000억원보다 낮다.

국내 대표 의료 AI(인공지능) 루닛 (59,000원 ▲300 +0.51%) 역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3886억원으로 프리IPO 때 4800억원보다 낮다. 올해 IPO 시장 환경을 고려해 공모기업 스스로 밸류에이션을 다소 보수적으로 책정한데다 공모시장 평가를 거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가치 하향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올해 신규 상장한 바이오에 대해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면서 비교적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 냉각은 좋은 기업을 낮아진 밸류에 살 수 있는 기회"라며 "신규 상장 바이오는 높아진 상장 허들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데다 상장 전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R&D(연구개발) 투자가 진행된 업체들"이라고 분석했다.

신약개발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는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공모 과정에서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린 사례가 다수"라며 "바이오에 한정할 경우 올해 IPO 시장은 최악의 환경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악조건을 뚫고 상장한 바이오라면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각 분야 우수 기업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올해 상장한 바이오는 유의미한 기술이전 경험을 갖고 있거나 업계에서 연구 역량을 인정받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향후 성장주의 시간이 돌아오고 다시 바이오가 좋은 투자처로 각광 받을 경우 올해 상장한 바이오에 대한 시장 평가가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