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생환 광부의 고백 "트라우마 커…자다가 소리 지르며 벌떡 일어나"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2.11.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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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1 시사·교양 '아침마당'/사진=KBS1 시사·교양 '아침마당'


'봉화 생환 광부' 박정하씨가 고립 당시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며 힘겹게 버텼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29일 KBS1 시사·교양 '아침마당'에는 박정하씨가 출연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의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인 이달 4일 구조된 바 있다.



박씨는 "(고립 당시) 지하의 평균 온도가 14℃였다"며 "물이 많이 흘렀고 위에서는 찬 바람이 불었다. 비가 오는 것처럼 물이 떨어지는 곳도 있어 저체온증을 가장 염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그런 것들을 막아줄 수 있는 자재들이 있었다"며 "마치 고립을 당하기 위해 준비한 것처럼 제가 미리 준비해놓은 것들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먹는 것은)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며 견뎠다. 물에서 냄새가 나긴 했는데 마실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 그냥 마셨다"며 "같이 들어간 친구는 마시고 다 토하더라"고 했다.

박씨는 "구조 이후 병원에 입원했는데 3일 정도 지나니까 몸 전체에 피부 발진이 일어났다"며 "아무래도 금속 광산이라 물 안에도 그런 물질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산에서 구조돼 밖으로 나온 날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였다고 했다. 박씨는 "너무 긴 시간 어둠 속에 있다 보니 정신적 트라우마가 꽤 커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원래 꿈을 잘 안 꿨는데 요새 아내가 저한테 소리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내도 3년 전부터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며 더 심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제가 적극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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