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도로에 불법주정차 차량이 주차돼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대로변에 위치한 카페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입하기 위해 잠시 차를 댔다. 불법 주정차 단속 CCTV가 있었지만 금방 차를 뺄 거라 괜찮다고 생각했다. 차를 대자마자 이같은 문자가 날아왔다.
2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사유지 불법주차와 관련한 민원 신청은 2010년 162건에서 2020년에는 2만4817건으로 10년 만에 153.2배가 늘었다.
주정차 단속 알림 앱 '휘슬'은 불법주정차가 심각한 도시 문제로 떠오르자 주차 문화 개선을 위해 개발됐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하는 단속 알림 서비스가 있지만 시·군을 넘어 다니는 차주의 경우 지자체마다 새로 가입해야 해 번거로움이 많았다. 휘슬은 이를 통합해 한 번만 가입하면 서비스 운영 지역 어디에서든 문자·앱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알림을 받은 차주는 지자체가 정한 시간 내에 차량을 이동시키면 과태료를 떼이지 않는다. 불법주정차 단속은 1차 단속 후 10여분 이후에도 차량이 같은 자리에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휘슬이 단속 알림을 보내는 건 1차 단속 때다. 단 지자체마다 1차, 2차 단속 사이의 시간은 상이하다.
스쿨존,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정차한 경우 최대 13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돼 휘슬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경기도 파주 운정동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는 김학준씨(45)는 "운전 중 전화를 받다가 급하게 메모하려고 단속 구역인 줄 모르고 잠시 차를 세웠다가 과태료를 받았다"며 "주정차 단속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앱 설치 이후 더욱 신경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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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둔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주차장 입구가 차들로 붐비고 있다. 2022.11.27.
파주시 관계자는 "파주로 관광을 오는 경우가 많은데, 파주시에 거주하지 않는 차주는 지자체 단속 알림 서비스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속 알림 앱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넓히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각 지자체의 단속망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로 직접 만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각 구청별로 협의해야 한다.
가장 수요가 높은 서울지역 서비스 도입도 쉽지 않다. 휘슬은 주차문화 계도·개선에 목적을 두고 개발됐지만 서울시에선 '단속 회피'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당국의 따가운 시선도 걸림돌이다.
휘슬 관계자는 "휘슬은 불법 주정차 문화를 개선하고 도로교통을 원활하게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단속 알림 이외에도 위반, 과태료 내역 조회 및 하이패스 미납 통행료 조회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