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며 자리잡은 대표적인 '지구촌 문화코드(Culture Code)' 중 하나가 한류다.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로 미국 라스베가스가 보랏빛으로 물든 게 대표적이다. 유럽에서 오징어게임을 보느라 바깥 활동을 삼가하고 있는 것은 예사고, 남미에선 한국산 예능포맷 복면가왕이 대박을 쳤다. 미국 하와이에 열광하던 일본은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맞이하는 연말연시 희망 해외여행지로 서울을 골랐다.
김 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했지만 문화 분야 연구자로 오랜기간 언론과 학계의 인정을 받아왔다. 21년 간 기자로 활동하면서 유럽 특파원을 맡아 굵직한 문화현장을 취재했고, 이후 고려대와 가톨릭대 교수를 지냈다. 30여년간 문화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온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의 문화트렌드선도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의 문화정책 비전에도 밝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K-컬쳐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류 인기가 단순히 현상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적 성과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명품의 바탕엔 문화적 가치가 반드시 깔리고 없는 헤리티지도 만들어낸다"며 "K-컬쳐의 성공으로 인한 프리미엄 효과가 확대되면 개별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한국상품이 그 자체로 명품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원장은 연구원의 변화를 약속했다. 올해 통합개원 2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정부는 물론 문화·관광 기업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료를 생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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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단순히 지표만 제시할 게 아니라 해석이 담긴 심층리포트를 만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과 기업들에게 더욱 가치 있게 소개할 수 있다"며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이 좋은 사례"라고 전제한 뒤 "아무래도 현재 (연구원 교류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 머물러 있지만 관광선진국인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이나 미국과도 협력 기관 지평을 넓히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국민들을 위한 정보 서비스 구축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원장은 "문화·관광과 관련해 정말 좋은 정보들이 많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소비가 되지 않다보니 관련 분야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기까지 더디다"며 "소수 정책 입안자나 수요자뿐 아니라 국민들도 가볍게 접근하고 문화·관광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홍보작업도 아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적 과제인 지역소멸 위기도 연구원 혁신을 통한 문화·관광 데이터 고도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원장은 "판소리, 된장 등 지역마다 갖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원이 굉장하다"며 "이런 것들을 발전시키기면 문화관광 전반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연구원 동료들에게도 서류에 매몰돼 현장과 동떨어지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관광의 핵심은 행복"이라며 "문화를 즐기고 여행하며 느끼는 설렘을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게 문화관광콘텐츠의 목표인 만큼 문화 콘텐츠로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외국에서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