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문화·관광·콘텐츠 분야가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한 한국경제의 새 먹을거리로 꼽히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일찌감치 K-컬쳐를 초격차 산업으로 키우고, 무너진 관광생태계를 빠르게 복구하겠단 국정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 16일 문화·관광·콘텐츠 분야를 다루는 유일한 정책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연구원)의 김세원 원장을 만나 K-소프트파워 가능성을 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김 원장은 이날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물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20~30년 전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절과 달리 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든 한국을 모르는 경우가 없고, 한국을 알고 싶어 유학이나 여행을 온다"며 "문화적 파급력이 다른 분야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김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K-컬쳐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류 인기가 단순히 현상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적 성과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명품의 바탕엔 문화적 가치가 반드시 깔리고 없는 헤리티지도 만들어낸다"며 "K-컬쳐의 성공으로 인한 프리미엄 효과가 확대되면 개별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한국상품이 그 자체로 명품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연구원의 변화를 약속했다. 올해 통합개원 2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정부는 물론 문화·관광 기업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료를 생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그는 "단순히 지표만 제시할 게 아니라 해석이 담긴 심층리포트를 만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과 기업들에게 더욱 가치 있게 소개할 수 있다"며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이 좋은 사례"라고 전제한 뒤 "아무래도 현재 (연구원 교류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 머물러 있지만 관광선진국인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이나 미국과도 협력 기관 지평을 넓히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국민들을 위한 정보 서비스 구축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원장은 "문화·관광과 관련해 정말 좋은 정보들이 많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소비가 되지 않다보니 관련 분야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기까지 더디다"며 "소수 정책 입안자나 수요자뿐 아니라 국민들도 가볍게 접근하고 문화·관광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홍보작업도 아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적 과제인 지역소멸 위기도 연구원 혁신을 통한 문화·관광 데이터 고도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원장은 "판소리, 된장 등 지역마다 갖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원이 굉장하다"며 "이런 것들을 발전시키기면 문화관광 전반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연구원 동료들에게도 서류에 매몰돼 현장과 동떨어지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관광의 핵심은 행복"이라며 "문화를 즐기고 여행하며 느끼는 설렘을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게 문화관광콘텐츠의 목표인 만큼 문화 콘텐츠로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외국에서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