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방문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진=김승한 기자
28일 오전 찾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연말과 수능 특수를 노린 휴대폰 판매점들의 보조금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아이폰14의 공백을 노린 삼성전자 (79,700원 ▲800 +1.01%) 폴더블폰에는 보조금이 비정상적으로 쏠렸다. 일부 판매점들은 갤럭시Z플립4·폴드4에 최대 120만원의 지원금을 제시하기도 했다.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사진=삼성전자
판매점이 제시한 126만3000원은 공시지원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날 기준 LG유플러스의 9만5000원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갤럭시Z플립4 공시지원금은 60만원이다. 공시지원금을 제외하면 불법보조금만 66만3000원이 지원된 것이다. 갤럭시Z폴드4도 같은 조건에서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아이폰14에도 불법보조금이 지원됐지만 갤럭시Z플립4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판매점 3~4군데를 방문한 결과 아이폰14 프로(256GB)를 같은 조건에서 구매하면 30만원 초반대의 불법지원금이 제공됐다. 해당 모델의 공시지원금이 15만2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45만원가량이 지원되는 셈이다.
"판매량 끌어올려라"...연말 특수 잡기 나선 판매점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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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보조금의 재원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판매장려금'이다. 통신시장 유통망 수수료 지급 구조를 보면, 이통사는 크게 고객 몫인 공시지원금과 판매자 몫인 판매장려금 및 가입자관리 수수료를 제공한다. 판매점은 이통사에게 받은 판매지원금 대부분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것이 불법보조금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를 대규모로 끌어모으고 가입자관리 수수료를 대거 수취하는 식이다.
이통사가 판매자에게 판매장려금을 주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판매장려금을 판매 목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했다면 이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도 이같은 불법보조금 경쟁을 주시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수능 시험 이후 시장에 불법보조금이 많이 풀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크노마트처럼 '성지'라 불리는 곳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는 많은 주의가 뒤따른다. 요금 구조와 지원금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이른바 '호갱'이 되기 십상이다. 최소 6개월간 고가 요금제를 유지하거나, 통신사별 구독형 상품 등 부가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일이 많아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 페이백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