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SPC 근황'이라며 목격담이 올라왔다. 절반 가격으로 할인 중인데도 아무도 안 산다는 글과 함께, 매대에 가득 놓인 SPC삼립의 '삼립호빵' 사진이 있었다. 이 글을 본 누군가는 "좋은 현상"이란 의견을 냈고, 베스트 댓글이 됐다. 이와 함께 "우리 동네에 10년 넘게 한 자리에 있었던 (SPC의) 던킨도너츠에, 오늘 테이프로 엑스(X)자 붙이고 문 닫은 걸 보고 적잖게 놀랐다"는 댓글도 달렸다.
"빵 살 때마다, 숨진 노동자 생각난다"발단은 지난달 15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공장서 20대 노동자가 숨진 일이었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다, 상반신이 들어가는 '끼임 사고'에 숨졌다. 8일 뒤 23일엔 성남 샤니 제빵공장서 4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절단됐다.
어떤 심리일까. SPC 불매에 참여하고 있단 이들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힘을 보태고 싶은 거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산단 주부 김모씨(35)는 "동네 파리바게트 매장을 지나칠 때는 물론, 다른 곳에서 빵을 살 때조차 이걸 만들다 숨진 노동자가 생각난다"고 했다. 김씨는 "파바(파리바게트) 빵을 많이 먹었었지만, 안 먹어도 괜찮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데에 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추워지니 "파바 케이크, 삼립 호빵 불매" 곳곳서 목소리…"아직 멀었다" 비판도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동절기가 본격화 되자 SPC 삼립 호빵이 '불매 운동'의 주된 대상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국내 호빵 시장의 90% 이상이 '삼립 호빵'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점주 A씨는 "확실히 지난해 같은 시기보단 호빵이 덜 나가는 게 느껴진다"며 "한겨울 효자 상품인데 매출이 줄까 걱정"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등 대목을 맞아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사지 않겠단 목소리도 높았다. 매년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주로 샀었단 서울 서초구 주민 손모씨(41)는 "아이가 매년 먹던 파리바게뜨 케이크가 있었는데, 올해는 다른 동네 빵집 케이크로 예약하려고 한다"며 "아이에게도 왜 다른 케이크를 먹는지 설명했다. 아이가 납득해서 좋았다"고 했다.
SPC 불매 운동은 아직도 멀었다며, 참여를 독려하는 이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씨(31)는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이 삼립호빵을 가득 담는 것도 많이 봤다"며 "아직 불매 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 반 정도인데, 노동자가 숨진 일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SPC의 제대로 된 반성 없인 또 다른 노동자가 다치거나 숨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