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연예인 옷" 중국서 잘나가더니…경기침체에도 목표가 오른 종목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2.11.2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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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F&F, 중국시장에서 신바람…증권가 목표주가도 25만원 이상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의 여진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못하다. 역성장은 3분기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는데 연말과 내년초에는 미국을 필두로 한 각국 금리인상 여파가 더해지며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파른 주가조정이 이어진 배경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역주행하는 기업들도 있다. 패션업체 F&F (70,300원 ▼1,400 -1.95%)도 이런 사례 중 하나인데 외형과 내실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제2의 휠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베네통, 레노마, 시슬리 등 여성의류 중심에서 아웃도어 대표주자로 껑충
F&F는 1992년 설립된 패션업체다. 레노마스포츠, 시슬리, 베네통 등 여성의류를 주로 만들었으나 2012년부터 아웃도어 브랜드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패션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올려왔다. 현재 F&F는 2021년 5월 F&F홀딩스의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1997년 6월 라이선스 브랜드 MLB를, 2010년 2월 MLB 키즈, 2012년 8월 디스커버리(Discovery), 2018년 5월 자체 브랜드인 스트레치 앤젤스(Stretch Angels)를 각각 론칭했다. 2022년 1월 메타버스 브랜드 수프라(SUPRA) 리론칭 등으로 국내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9월 홍콩에 F&F 홍콩법인을 설립해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19년부터는 중국까지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향후 히트 아이템 확장, 해외사업 전개, 신규 브랜드 도입 등이 활발히 전개중이다.



F&F의 강점은 "죽은 브랜드도 살려낸다"는 탁월한 브랜딩 능력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로부터 의류 라이선스를 획득해 패션 브랜드로 국내와 중국에 안착한 MLB를 필두로 다큐멘터리 방송 디스커버리 채널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 중인 디스커버리가 이를 방증한다. 매출구성은 국내가 70%, 해외가 30% 가량이다.

브랜드별로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국민 아웃도어 이미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2017~2021년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4%로 역성장을 기록한 반면, 디스커버리는 같은 기간 9.5% 성장했다. 디스커버리는 브랜드 론칭 당시만 하여도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까지 내다본다.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지속과 브랜드 내 카테고리 확장, 세련된 브랜딩 덕분이다.

MLB 브랜드의 주요 판매처는 한국, 중국, 홍콩, 키즈분야 등이다. LA 다저스, 뉴욕양키스 로고가 박힌 야구모자와 옷, 가방 등으로 익숙한 브랜드다. 중고등학생이 선호하는 가방브랜드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순수 내수판매(백화점, 가두점 등 매장)가 이뤄지고 나머지는 면세점과 중국향 수출로 구분된다. 디스커버리와 마찬가지로 MLB 브랜드의 성장세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캐주얼복 시장은 2017~2021년 연평균 2.5% 커지는데 그쳤지만 MLB 순수 내수 매출액은 연평균 20%나 늘었다. 경쟁이 심하고 사업자가 파편화돼 있는 국내 캐주얼복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국내 캐주얼복 시장 2.5% 성장하는 동안 20% 성장한 MLB
MLB의 아동복 브랜드인 MLB키즈도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9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아동복 시장은 저출산 기조가 지속되며 역성장의 늪에 빠진 분야다. 2017~2021년 연평균 3.6%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MLB키즈는 2.6% 성장(수출제외)이라는 성적을 내놨다. 아동복은 성인복 시장과 달리 비메이커의 지배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는데 MLB는 고급스러운 모노그램 로고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의류와 셋업해 매치할 수 있는 볼캡, 버킷햅, 돔햇 등 모자를 비롯해 신발, 가방을 함께 구성해 판매제품 카테고리가 확장되는 중이다.

라이센스를 들여와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존 브랜드와 달리 자체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는 스트레치엔젤스와 수프라도 눈여겨 볼 만하다는 평가다. 스트레치엔젤스는 최근 음악전문 채널인 엠넷(Mnet)에서 진행한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한 크루 '홀리뱅'의 리더가 방송에서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스트레치엔젤스의 호보백은 어깨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미니 사이즈로 애착가방, 퇴근가방으로 불리며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2021년 3, 4분기 스트레치엔젤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135% 늘었다.

수프라는 올해 1월 리론칭한 메타버스 기반 프리미엄 스트리트 브랜드로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9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했을 만큼 인지도가 높으며 미주, 유럽, 일본에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범해 2015년 이랜드가 미국 원디스트리뷰션으로부터 약 700억원에 상표권을 인수해 2019년 케이스위스에 매각했는데 이를 2020년 F&F홀딩스가 84억원에 인수했다. 탁월한 브랜딩 능력으로 리론칭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업그레이드되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해외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다. F&F의 MLB 브랜드는 2019년 중국 티몰(T-mall)에 입점, 2020년 첫 대리점을 오픈한 이래, 중국 진출 2년만인 2021년 중국 내 패션 브랜드 순위 34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업체들을 통틀어서 가장 빠른 점유율 확대속도다.

죽은 브랜드도 살려낸다는 F&F, 중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브랜드로 우뚝
최지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00위권의 업체가 40위 내에 진입하기까지 최소 4~8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MLB는 올해 중국 내 패션 브랜드 순위 18위를 기록,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젊은 세대는 브랜드를 중시하고 스트리트 패션을 선호한다"며 "2013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패션 소비를 살펴보면, 상위 패션 브랜드로의 쏠림현상이 심한데 특히 해외 브랜드가 선호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상위 40개 패션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4.7%에서 2021년 20.5%까지 상승했고, 상위 20개 패션 브랜드에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48%에서 2021년 61%로 상승했다. 젊은 세대에 속하는 MZ세대(1980년생 이하)는 중국 전체 인구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데 이들은 전체 의류의 85%를 소비하며 중국 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Z세대는 소비지출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패션 시장의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한데 특히 중국의 Z세대가 이런 성향이 짙다는 지적이다. 중국 의류 시장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유니클로 등 글로벌 최정상 패션 브랜드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최상위권 점유율을 유지하며 브랜드 지배력을 키워온 이유다.

최 연구원은 "MLB가 중국 패션 시장 내에서 더욱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MLB 브랜드 제품 포트폴리오가 중국 Z세대의 유행인 스트리트 패션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아우터 같은 일부 고가품목을 제외하면 평균 판매가가 201~800위안 범위에서 판매돼 중국 Z세에게 합리적인 가격대로 인식된다는 점도 인기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LB 중국사업은 F&F 상하이를 중심으로 온라인(Tmall)과 오프라인 점포(대리, 직영점) 비즈니스가 진행되고 있다"며 "2021년 온라인 매출액 비중은 약 16%로 전년 대비 87% 성장을 보였고, 이 가운데 모자와 신발 비중이 약 27% 정도로 의류 외에 다양한 아이템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프라인 채널은 지난해 말 494개의 점포가 진출해 있는데, 올해는 약 300개의 출점이 예상되는 만큼 외형확대가 빠르게 예상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F&F홍콩에서는 홍콩, 마카오, 태국, 베트남 등 지역을 타깃으로 오프라인 위주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데 2021년 말 기준 2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완화시 추가적인 출점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내 브랜드 지위 더 올라가고 골프, 테니스 의류시장의 행보도 주목

F&F의 중국사업 성장은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올해 연말 F&F 중국 점포 수 상승 여력은 150%에 달하고 점포당 매출액 상승여력도 100% 이상 남아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매출액이 현재의 5배까지 커질 수 있는 성장여력이 남아있는 셈이다.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확장한 휠라(FILA)의 사례(2021년 기준 중국 패션 브랜드 순위 7위)와 비교한 분석이다. 휠라가 중국 패션 브랜드 40위 내에 진입한 2016년 당시 점포 수는 800개 수준이었고, MLB가 40위 내에 진입한 2021년 점포 수는 500개였다.

휠라의 점포 수와 점포당 매출액을 MLB가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F&F의 중국법인 매출액이 6419억원으로 전년대비 68% 성장하고 내년에는 89% 성장해 1조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점포당 매출액 성장률은 내년 23%를 기록하고 점포 숫자는 2026년 2000개 수준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규 시장에서의 (베트남, 자체 브랜드)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 호치민(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바 있고, 2022년 3월에는 235억원을 투자해 방송 콘텐츠 제작 회사 빅토리콘텐츠 지분 50.77%를 취득했다. 7월에는 총 711억원을 투자해 테니스 의류 브랜드 'Sergio Tacchini' 지분 100%를 인수했다.

F&F는 지난해 7월 세계 3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Taylormade)에 5000억원을 투자해 골프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총 인수금액 2조692억원 중 인수금융 1조원, 센트로이드 제7 PEF(사모펀드)를 통한 중순위 메자닌 4633억원, 후순위 지분투자 6059억원 중 F&F는 중순위 메자닌에 2000억원, 후순위 지분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테일러메이드의 2021년 EBITDA를 약 2000억~2200억원으로 가정 시, EV/EBITDA 9~10배 수준으로 경쟁사인 아쿠쉬네트의 12.3배, 캘러웨이의 13.5배 대비 저평가 상태라 투자 매력도가 크다.

테일러메이드의 매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은 수요와 볼륨자체가 커진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해 스크린 골프로 골프를 즐긴 인구가 1240만명에 달했고 젊은 세대와 여성, 백인이 아닌 인구들이 코스 외부에서 골프를 즐긴 비율이 높았다. 골프아이템 소비자가 다원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국의 골프 인구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21년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4673만여명으로 일년 사이에 503여만명이 늘어났다.

증권가는 올해 F&F의 실적개선이 빠르게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F&F가 올해 4분기 매출액 6601억원, 영업이익 21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각각 17.2%, 16.5%인데 3분기와 비교해도 수치가 좋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25만원 전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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