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치매 조기진단' 피플바이오, 시장 개척 본격 시동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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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채취 통한 검체 분석 통해 1주 뒤 위험수준 알리는 조기진단 'OAβ 검사'
국내 신의료인증 통해 세계 최초 상용화…올해 상급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공급 본격화
상반기 매출액, 지난해 전체 대비 5배 껑충…서비스 브랜드화로 내년 100억원대 매출 목표
내년 4월 싱가포르 시작으로 해외시장 진출 목표…"美 FDA 허가절차 진행 준비 중"

'혈액으로 치매 조기진단' 피플바이오, 시장 개척 본격 시동


피플바이오 (3,100원 ▲100 +3.33%)가 혈액진단키트를 통한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 이 회사는 알츠하이머 혈액진단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신규 진단분야 서비스 브랜드로 발전시켜 국내외 시장에 진출하겠단 계획이다.



28일 피플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출범한 알츠하이머 혈액검사 브랜드 '알츠온'(AlzOn)을 통해 국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내년 4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다.

알츠온은 피플바이오 주력 사업인 '올리고머화 베타-아밀로이드(OAβ) 검사'를 브랜드화 한 것이다. OAβ 검사는 간단한 혈액 채취로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파악이 가능하다. 위험도는 평가 지수에 따라 '저위험'과 '경계', '고위험'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고가의 분석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병·의원급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의료기관을 방문해 채혈한 뒤, 검사센터분석과 결과지 확인까지 약 1주일이면 가능하다. 비용도 10만원 대 수준으로 다른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검사 대비 저렴하다. 알츠하이머 원인인 올리고머화 베타-아밀로이드 하나만을 검출하고 정량화해 진단에 활용 가능한 피플바이오의 원천기술 'SI-MDS'가 기반이다.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 혈액진단 상용화에 성공한 최초의 기업이다. 2018년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하이머 혈액검사키트에 대한 의료기기 품목허가 이후, 지난해 신의료기술 인증을 유일하게 획득했다. 알츠하이머 진단 상용화를 위해 필수적인 인증이다. 현재 상급 종합병원과 검진센터, 병·의원급 등 전국 120개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한다. 올해 국내 5대 수탁검사기관 및 상급병원 공급이 본격화 되면서 지난해 전체 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올 상반기 29억원으로 뛰어오른 상태다.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45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이번 브랜드 출범을 통해 올해 약 10만테스트(판매기준) 분량의 매출이 내년 70만테스트까지 확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30여개소 진입에 성공한 상급 종합병원을 전국 모두(82개)로 늘리고, 읍단위 병·의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계획 달성시 연간 150억~2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해진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고령화시대 늘어난 치매 검사 수요에 상급병원은 물론, 작은 병의원급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내년까지 국내 영향력을 다진 뒤, 해외 진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바이오는 싱가포르 파트너사 올에이츠(All-Eights)를 통해 현지 보건과학처(HSA) 허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내년 4월 허가 및 제품 등록이 완료되면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 공급 규모는 3년 간 2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첫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이밖에 태국과 말레이시아, 중동 지역에서도 파트너십을 통한 제품 등록을 추진 중이다. 유럽에선 지난 2020년 상용화를 위한 베타-아밀로이드 검사 CE 인증을 획득했고, 내년 미국 허가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알츠하이머는 현재 확진 가능한 단일 임상검사가 없다. 퇴행성 질환 특성상 발견 속도에 따라 진행 속도가 좌우돼 조기진단이 중요하지만, 주로 인지기능검사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미국국립노화연구소 및 알츠하이머병협회(NIA-AA)가 임상적 증상이 아닌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할 것을 권장하면서 해당 분야 진단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시장에서 혈액진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개의 대표 검사 중 4.3%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성장폭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잉크우드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진단시장은 지난 2020년 15억9800만달러(약 2조1170억원)에서 연평균 4.5% 성장해 오는 2025년 19억8900만달러(약 2조6350억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혈액진단 시장은 같은 기간 28.5%의 성장이 전망된다. 5% 이하 다른 검사 방식에 비해 압도적 성장폭이다. 이에 따라 2025년 비중 역시 8.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단과 치료가 밀접히 맞닿은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최근 긍정적 임상결과를 발표한 에자이·바이오젠의 치료제 '레카네맙'의 허가 여부가 내년 1월쯤 윤곽이 나오는 부분도 기대할 만한 요소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보수적인 의료계 특성상 상용화 기업이 부족한 알츠하이머 혈액진단 분야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혈액으로 진단이 되냐는 원천적 의구심이 최근 수년간 논문 등을 통해 해소되며 시장 가능성은 입증된 상태"라며 "혈액진단 브랜드화를 통해 국내 성공모델을 만들고, 해외에서도 인식전환에 나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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