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이폰"…185만원 손에 쥔 노동자 2만명 떠났다[영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1.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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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 집으로 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틱톡24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 집으로 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틱톡
애플의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 직원 2만 명 이상이 떠나 당초 계획했던 이달 말 생산 재개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저우 폭스콘 아이폰 제조공장의 전체 노동자의 10%인 2만 명가량이 공장을 떠났다. 이들은 대부분은 최근 고용된 신입 노동자들"이라며 "이에 따라 폭스콘이 앞서 목표로 세웠던 이달 말까지의 전체 생산 재개가 힘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노동자 약 2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폭스콘이 전날 최근 발생한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 원인인 임금 인상 및 특별 상여금 지급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위로비 등의 명목으로 1만위안(약 185만원)을 바로 지급하기로 한 뒤 노동자 수만 명이 공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틱톡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짐을 가득 든 폭스콘 노동자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앞서 임금 미지급과 코로나19 방역 등에 반발하며 임금인상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최근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재확산에 지난달 중순부터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공장 내 확진자에 대한 격리와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동자들 사이에 감염 공포가 확산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수만 명이 공장 담을 넘어 집단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폭스콘은 임금 인상과 특별 상여금 지급 등으로 노동자 설득에 나섰고, 노동자 상당수가 공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사측이 약속한 급여 및 수당 지급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이에 폭스콘은 "신규 노동자 채용 과정에서 시스템상 기술적 오류를 발견했다"고 해명했다.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아이폰 생산지인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임금 체불과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보안요원과 충돌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아이폰 생산지인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임금 체불과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보안요원과 충돌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하지만 노동자들은 폭스콘이 당초 합의했던 시기보다 늦게 급여 및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은 미흡한 격리 조치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과 함께 기숙사를 사용해야 했다고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폭스콘은 보안요원과 경찰 등을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무참하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포착돼 폭스콘을 향한 논란이 거세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폭스콘은 전날 "시스템 오류 문제에 대해 사과한다. 공장을 떠나고 싶어 하는 신입 노동자들을 존중하고, 이들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공식으로 사과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한편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 대거 이탈로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등 연말 연휴 성수기를 앞둔 애플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이미 생산 계획이 지연된 데 이어 이번 사태로 정저우 공장의 장기간 가동 중단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저우 공장은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의 80%,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8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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