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STORY '고독한 훈련사' 방송 화면
지난 24일 방송된 tvN STORY '고독한 훈련사'에서 강형욱은 반려견 친화형 청년 공동주택과 반려견 순찰대를 소개했다.
강형욱은 수 년 전 인연을 맺은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 연구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그는 "그걸 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개를 보고 관찰하고 훈련하고 알려드렸던 정보가 어떻게 보면 도시에서 살기 위해 동물들을 교육시키는 방법이었지, 진짜 사람과 개가 잘 사는 방법은 아니었을 수 있겠구나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진=tvN STORY '고독한 훈련사' 방송 화면
이어 "걔네가 우리를 선택해 준 거지, 우리가 가서 기를 놈을 선택해서 빼 온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반려견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개들의 '반려인'인 거다. 걔들이 우리를 반려인으로 선택해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늑대가 우릴 선택해줬는데 우리가 그들을 불편한 환경에 몰아넣고 이런 짓을 한다는 건 애당초 계약 위반인 것"이라며 "우리가 반려인이 되는 순간 우리의 모든 관점이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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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가 사는 험악한 도시 환경에 그들을 끌고 들어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일 수 있다는 생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살겠다고 하면 그들이 잘 살 수 있는 공간을 우리는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tvN STORY '고독한 훈련사' 방송 화면
강형욱은 "10~15년 전 해외에서 같이 공부를 했던 유럽 훈련사들이 내게 SNS 메시지로 '역겹다'고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이) '나는 10년 전에 너를 봤고 그때 너는 되게 훌륭했다. 근데 지금 네가 TV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믿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헌터(강형욱)가 많이 변했고, 지금 정말 쓰레기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는 메시지를 몇 개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메시지를 받고 나서 '너희들이 한국을 알아?', '한국에서 살아 봤어?', '너라면 10평도 안 되는 집에서 맬러뮤트 키우는 사람이고, 하루에 12시간 밖에 있고, 산책할 데가 없고, 산책하러 갈 때 근린공원이 너희가 생각하는 노르웨이에 있는 공원이 아니야'라고 아픈 사람처럼 계속 혼자 속으로 내뱉었다. 진짜 고통스러운 고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스스로 한편으로는 '내가 하는 조언과 현재의 훈련이 안 맞을 수도 있지 않아?'라고 저한테 계속 말하고 있었긴 하다. 내적으로 아무리 네가 우리 실생활에 타협한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그게 맞아?'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재천 교수는 "도시라는 얄궂은 공간에 살고 있는 많은 강아지들이 훈련사님 덕택에 조금씩 나아진 것 아닌가. 사실은 해야 하는 일이지 않나. 선구자는, 남보다 먼저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겪는 일"이라고 강형욱을 위로했다.
이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고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들이 변해가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봤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 위대함이 있지 않나. 힘들고 막 실수도 하고 시끄럽고 부딪히고 이러다가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집단적 현명함'이 나온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싸우면서도 듣더라. 끊임 없이 우리가 자꾸 노력하면 변할 것 같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