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우루과이전을 마치고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잘해주었다. 우루과이전에서 전반을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우세할 정도로 미드필더 라인부터 볼을 점유하며 빌드업하는 부분이 강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좋았고 우루과이가 자기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잘 막았다.
하지만 전방으로 치고 들어가는 것에 있어 마무리가 아쉬웠다. 마지막 공격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봉쇄당했다. 또 우루과이가 우리쪽 수비 뒷공간으로 다이렉트로 공을 보내는, 롱볼 플레이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상대 찬스에서 슈팅을 허용해 아쉬웠다. 대처는 좋았지만 다음 경기에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또 세트피스에서 실점 위기도 있었다. 볼이 정지됐을 때 집중해야 한다.
김민재(26·나폴리)는 첫 월드컵, 첫 경기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김민재가 있었기 때문에 우루과이의 다윈 누네스(23·리버풀), 루이스 수아레스(35·클루브 나시오날), 에딘손 카바니(35·발렌시아)가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마크를 잘해줬다. 또 팀 전체가 수비를 잘해준 것 같다. 공간 패스를 내주지 않았다. 슈팅을 허용한 것은 중거리 슈팅 아니면 세트피스였다.
우루과이 공격수 다윈 누네스를 막아내고 있는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왼쪽).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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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는 그 누구보다 아쉬울 것이다. 스트라이커는 골을 넣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전반 34분 슈팅 장면은) 아무래도 첫 경기여서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능력이 있으니 다음 경기에 찬스가 오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유럽에서 뛰었고 경험이 많은 선수이니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부진 탈출을 위해) 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등 본인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팀원들이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오는 힘이 있다.
부상으로 빠진 황희찬(26·울버햄튼)은 속도가 있는 선수다. 힘과 기술, 스피드가 있고 골 결정력도 갖췄다. 역습을 할 때 손흥민 혼자 있는 것과 손흥민, 황희찬이 같이 있는 것은 다르다.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더 있게 된다. 빨리 회복해 경기를 뛰었으면 한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강한 상대를 맞아 선수들이 매우 잘해준 것 같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렇게 잘한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팀이 하나라는 것을 느꼈고, 파울루 벤투(53)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세계적인 강한 팀을 상대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는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세밀함, 마무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사진=AFPBBNews=뉴스1
우리 선수들은 우루과이전에서 모두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해줬다. 승리는 못했지만 결과를 가져왔다. 월드컵의 분위기, 월드컵의 중요성,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을 첫 경기를 통해 느꼈는데, 2차전은 또다른 경기이니 회복이 우선이다. 대한민국이 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도 증명해주길 바란다. 가나전도 잘 준비해 승리했으면 좋겠다. 멀리서 응원하겠다.
/김동진 킷지(홍콩)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