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편 ‘마법에 걸린 사랑’은 마법의 나라 안달라시아에 살던 주인공 지젤이 한눈에 사랑에 빠진 왕자와 결혼식을 약속했다가 왕비의 계략으로 현실 세계인 뉴욕에서 모험을 겪게 되고, 이곳에서 만난 싱글 대디이자 변호사 로버트와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당시 최초로 시도된 디즈니식 동화 비틀기의 유쾌함에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의 향수를 자극하는 2D 애니메이션 기법과 실사 영화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들이 어우러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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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식 동화 비틀기의 선두주자답게 ‘마법에 걸린 사랑 2’는 디즈니 동화 클리셰를 차용해 빤한 듯 빤하지 않은 해피엔딩을 완성한다. 크게는 동화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 왔던 전편의 설정을 다시 뒤바꾼다. 지젤의 소원대로 먼로빌은 동화 세계 먼로라시아로 바뀐다. 다음은 빌런의 구도다. 먼로빌의 실세에서 먼로라시아의 여왕이 된 말비나가 지젤을 괴롭히는 빌런 역할을 도맡을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마법의 영향으로 빌런이 되어가는 지젤과 동등한 힘겨루기를 벌인다. 미모가 아니라 누가 더 강한지를 겨루는 대결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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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지젤을 연기한 에이미 에덤스의 출중한 실력은 변함없다. 1편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노래 실력도 여전하다. 특히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로 천진난만한 지젤과 사악한 새엄마를 오가는 에이미 에덤스의 다중 인격 연기는 이 배우의 진가를 재확인하게 만든다. 2편에 빌런 역으로 합류한 마야 루돌프의 코미디 연기도 영화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다. 과장된 제스처와 표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고도의 연기력으로 사악한 여왕 캐릭터 이상을 보여준다. 볼수록 재밌는 빌런이라 은근히 팬을 자청하고 싶을 정도다. 에이미 에덤스와 마야 루돌프가 노래 배틀을 벌이는 장면은 이번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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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사랑 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마법보다 강력한 사랑의 힘을 강조하면서 해피엔딩에 이른다. 2편이 주의 깊게 다루는 모녀 관계라든지 역할의 세대교체, 주인공과 빌런의 대결 설정 등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가치관을 담아내려는 디즈니의 끊임없는 노력의 소산이다. 로맨스 요소도 물론 있지만, 가족 간의 사랑과 여성 연대가 두드러진다. 때문에 1편과 2편 사이의 긴 공백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마법에 기대지 않고 쓰인 새 이야기는 속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3편도 가능할까. 지젤의 딸들이 주인공이 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이 세대에 걸친 시리즈로 팬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영원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