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밤9시,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인접한 세종대로 2개 차선이 통제됐다. 이곳은 응원구역으로 활용됐다. /사진=박상곤 기자
4년 만에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나온 시민들에게서는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읽혔다. 반면 이태원참사 직후 1만여명 이상의 인파가 모인 행사를 통제하는 경찰과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사고에 비하기 위해서다.
경찰과 주최 측은 철제펜스로 메인무대 앞부터 차례대로 5개 구역으로 광장을 나눴다. 인원을 분산하려는 의도였다. 메인 스크린 외에 추가로 스크린 2개가 더 설치됐다. 1구역에서부터 세종대왕 동상이 설치 앞,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의 5구역까지 안전요원과 경찰이 촘촘히 배치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엔 철제펜스로 응원구역을 나누고 안전요원이 배치됐다./사진=박상곤 기자
경기가 임박한 밤 9시 이후에는 광화문 광장과 인접한 세종대로 2개 차선은 응원 공간으로 바뀌었다. 메인무대에 선 응원 행사 사회자는 "인도 쪽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인도는 통행할 때만 사용해 달라"고 여러 차례 반복해 안내했다.
보행로는 서울시와 용산구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멈추지 말고 걸어달라"고 연신 당부했다. 통행 흐름이 막힐 경우 한순간 많은 인파가 몰려 병목현상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시민들은 안내에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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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안전관리 인력을 애초에 155명 배치하려고 계획했다가 341명으로 늘렸다. 90명이 배치된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보다 4배 가까운 인력을 배치한 것이다.
경찰은 8대 기동대, 경찰관 150명과 경찰특공대 21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공무원 54명과 소방차 9대, 119구급대 4대를 광화문 광장에 배치했다.
서울시청과 종로구청도 상황실을 운영했다. 서울시는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통해 거리응원 장소의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안내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로 CCTV (폐쇄회로)라이브 영상으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지도를 통해 교통혼잡 등도 확인할 수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밤 10시 18분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화면. /사진=서울실시간 도시데이터
거리 응원 노인도 이번 월드컵 거리응원의 안전관리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박모씨(80)는 "2002년 월드컵 이후 꾸준히 거리 응원을 나왔다"며 "예전 거리 응원에 비해 질서가 상당히 잘 지켜지는 것처럼 보인다. 통로와 응원하는 곳이 명확하다"고 했다. 박씨는 "질서가 잘 지켜지면서 활기찬 모습이어서 너무 보기 좋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온 김소울씨(28)는 "4년마다 월드컵을 응원하러 나왔다"며 "사람이 별로 안 올 줄 알고 오후 6시쯤 왔는데 차도까지 사람들이 찰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인력 배치도 그렇고 통행도 관리하는 것을 보면서 오늘 안전하게 응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안전을 걱정한 김씨는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뉴스와 신문에서 경찰과 주최 측이 시민 안전을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보도를 보고 나오기로 결심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밤 9시쯤 보안요원이 시민 이동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박상곤 기자
앞서 서울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의 승강장 혼잡수준을 모니터링해 필요시 무정차 통과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2·3·5호선은 자정부터 25일 오전 1시까지 총 12회 늘려 운영한다. 광화문을 경유하는 46개 시내버스 노선은 막차 시간을 광화문 출발 기준 24일 오전 0시 30분으로 연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