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대표는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서에서 "미래 준비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사업과 R&D(연구개발) 분야에서 승진 폭을 넓혀 신사업에 확실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고 미래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LG그룹의 의지가 담겼다. 창립 75주년을 맞은 LG그룹이 100년을 넘어 영속 그룹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각 계열사 모두 내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하며 공통적으로 '사업성과', '지속성장' 등 미래 준비 강화를 내포하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LG전자의 전장, LG에너지솔루션·화학의 배터리…신사업에 힘 실어줘LG전자 (108,700원 ▲1,100 +1.02%)에선 기존 주력 사업본부인 가전에 이어 미래 캐시카우로 주목받는 전장(VS)사업본부에서 각각 사장 승진자와 부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사장으로 승진한 류재철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은 1989년 금성사에 입사해 가전 분야에서 쭉 실력을 쌓은 전문가다. 류 사장은 지난해 본부장에 오른 후 LG전자가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에 이름을 올리도록 이끌었다. LG전자 생활가전 분야는 올해도 월풀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이 23조5110억원으로, 18조원 후반대로 집계된 월풀보다 5조원 가량 매출이 높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도 적자를 이어가던 LG전자의 전장사업을 올해 2분기에 26분기만의 흑자전환해냈다. 시장에선 LG전자의 VS사업본부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내며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다.
LG에너지솔루션 (550,000원 ▲4,000 +0.73%)과 LG화학 (691,000원 ▲19,000 +2.83%)에서도 각각 29명과 21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면서 글로벌 각축전이 심화되고 있는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사업에서의 리더십 강화를 꾀했다. 배터리 시장에선 한국과 중국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선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소형전지와 자동차전지를 두루 경험한 배터리 전문가로, 전기자동차형 원통형전지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사장으로 승진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는 LG계열사들을 두루 거쳐온 재경 전문가다. 다양한 사업의 인수와 합병, 분할 등을 이끌어오며 LG화학의 미래 전략 추진을 지원했다.

핵심사업을 이끌 근간인 신기술 개발과 R&D 분야에서도 인력 풀을 확대하며 인재 투자에 적극 나섰다. 연구개발(소프트웨어 포함) 분야에서만 신규 임원이 31명 나왔다. 이번 인사를 포함하면 LG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196명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LG그룹은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해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