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제재론 나오니…北 김여정, '서울 核 타격' 막말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2.11.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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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서울 과녁' '미국 충견' '윤석열 천치'…담화문 속 세가지 키워드 살펴보니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1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2.11.0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1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2.11.04.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담화문을 내고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대남 협박성 막말을 쏟아 냈다. 실질적 핵보유국임을 과시해 왔던 북한이 이번에는 수도 서울을 핵 타격 대상으로 지목한 셈이다.



서울 과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를 개최한 소식을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토론을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삐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포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를 개최한 소식을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토론을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삐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포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4월5일 담화문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타격 대상의 지명까지 서울이라고 적시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서울 과녁'에 대해 "'서울 불바다'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지만, 2018년 당시의 남북대화도 한국의 업적이 아니라 김정은의 선택이었다는 인식이 내재된 것"이라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공개한 북한의 18일 ICBM 발사 현장.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공개한 북한의 18일 ICBM 발사 현장.
남북관계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는 식의 현실인식이 드러난 담화로 분석된다. 북한이 경제가 파탄난 와중에도 핵·미사일 고도화를 거듭한 결과 일종의 '왜곡된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은 2017년까지 6차에 이르는 핵실험을 벌인 결과 국제사회의 각종 경제 제재에 직면한 상태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남북한 관계 인식에 대한 특징은 남북한 관계 구도를 '핵보유국(북한) 대 핵비보유국(한국)' 의 관계로 보고 북한을 우월한 존재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한국을 향해 핵을 사용할 수 있음을 재차 위협했다"고 했다.

미국 충견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3.[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3.

김 부부장은 외교부의 독자 대북 제재 구상을 추가 도발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담화문에서 우리 외교부를 미국의 '충견·졸개'라고 매도한 것이다. 박원곤 교수는 "고강도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고 있다. 9월 25일부터 시작된 북한의 도발 공세는 다자회담 기간 중 8일을 제외하고 두 달간 연속됐다"라며 "동력을 살리기 위해 이번에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당함을 확보하고 추가도발의 명분을 확보했다"라며 "대남대외 총책인 김여정의 입을 통한 담화 발표로 무게감을 부여했다"고 했다.

윤석열 천치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신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신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이번에 김 부부장이 전·현직 대통령을 직함 없이 실명으로 거론·비교한 것은 이른바 '남남 갈등'을 유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이라며 경멸적인 인식을 드러내는듯한 표현을 썼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해먹을 때'와 같은 거친 표현을 썼다. 양무진 교수는 " 간접적으로 우리 사회의 분열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한국 국민의 반정부 시위를 선동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남한에 대해 이처럼 막말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가 실질적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을 관장하고 있고 군부에 대해서도 일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한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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