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스코 내년 2월 완전 정상화"…1년→6개월 기적의 복구

머니투데이 포항(경북)=김도현 기자 2022.11.2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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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사진=포스코지난달부터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복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고로 등 선강단계 공정(상공정)이 침수 직후 전면 재개된 상황에서 압연공정(하공정) 주요 생산라인의 가동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18개 공장 가운데 현재까지 7개 공장의 가동이 정상화됐으며 연말까지 8개 공장이 추가 가동돼 15개 공장이 연내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나머지 3개 공장도 내년 2월까지 조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침수 78일째인 지난 23일 침수 피해 발생 후 처음으로 포항제철소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연말까지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돼온 전체 철강제품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종전의 목포도 가능할 전망이다. 침수 피해를 입은 직후 제철소 재가동까지 최소 1년이 넘게 소요될 것이란 세간의 관측과 달리 6개월 이내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이날 현재 설비 복구 참여 인원은 하루 평균 1만5000명, 누적 투입인원은 100만여명에 달한다.

머니투데이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3고로와 재가동에 돌입한 1열연공장, 복구작업이 한창인 2열연공장 등을 둘러봤다. 2열연공장은 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침수 당시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났다. 지상보다 피해가 컸던 지하는 여전히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바닥 곳곳에는 흡착포가 깔려 있었고, 파이프 곳곳에는 적갈색 얼룩이 곳곳에 묻어났다. 한쪽에는 침수된 변압기 설치 공사가, 다른 한쪽에서는 침수된 모터를 해체하고 수리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을 안내한 포스코 관계자는 물을 모두 빼낸 뒤에도 지하실에 발목을 넘길 정도의 깊이의 진흙이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침수 당시 포스코는 이곳 공장 지상에서 지하로 폭포수처럼 물이 들이치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으로 보면 지상에 설치된 설비의 하부공간 수준으로 보였던 지하는 예상보다 깊었다. 족히 일반 건물 지하 2~3층 깊이였다.

지상의 피해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벽면 곳곳에 남은 자국을 통해 추정해보면 공장 지상층 역시 1.2~1.3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남성의 허리 정도 높이다. 이렇게 들이찬 물은 공장 내 주요 전력설비와 구동을 담당하는 모터를 삼켰다. 일부 전력계통 설비들은 교체가 이뤄지게 됐고, 모터 등 핵심부품의 경우 포스코 기술자들이 직접 수리에 나서고 있다.



1977년 입사해 45년간 재직하며 포스코 내에서 가장 긴 근속연수를 기록 중이라는 손병락 상무보를 포함한 '포스코 명장'들이 모터 수리를 책임졌다. 제작사조차 수리 불가하다고 여긴 초대형모터 47대 가운데 현재까지 33대의 수리가 완료됐다. 포스코 1호 명장인 손 상무보는 100톤이 넘는 열연공장 모터를 직접 수리했다. 손 상무보는 "물에 잠긴 설비들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단잠을 포기하며 복구에 열을 올린 후배 노동자들을 보며 포스코의 미래는 아직 밝다고 느꼈다"고 소회했다.


지하에 찬 물과 진흙을 퍼내고, 곳곳에 묻은 침수의 흔적은 포스코 노동자들이 책임졌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며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광양 등 전국에서 근무하는 포스코그룹 임직원들도 교대로 포항제철소를 찾아 힘을 보탰다. 물에 젖은 설비들을 말리기 위해 의류 건조기, 핸드드라이어, 농업용 고추건조기, 가정용 헤어드라이어 등이 총동원됐다.

각계의 노력이 더해져 포항제철소 주요 공장들이 빠르게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9월 3전강·2전강, 지난달 1냉연·1열연·1선재·3후판 공장의 가동이 순차적으로 재개됐다. 지난 14일에는 2후판 공장이 가동했다. 재가동된 공장들은 최대 6일 이내에 수율제고와 출하 제품 품질 정상화를 꾀하고 있어 포스코의 시장 대응력도 차츰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달부터 가동을 재개한 1열연공장을 찾았다. 같은 열연공장이지만 온도가 사뭇 달랐다. 열연공장에서는 1500도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이 800도 이상인 롤 위를 오가며 가열과 냉각을 거듭하며 적절한 길이와 두께의 강판으로 가공된다. 침수로 식었던 2공장과 달리 붉게 달궈진 철강재가 공정을 오가고 있어 공장 내 열기가 뜨거웠다.

길게 뻗은 롤과 30~50m 떨어져 평행하게 설치된 난간을 따라 공정 전체를 둘러봤다. 붉은 철강재가 기자 옆을 지날 때마다 귀와 볼이 달아오르길 반복했다. 포스코는 1열연공장 외 다른 공장들도 제 온도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잔여 공장들의 복구도 서두를 계획이다. 이달 3·4선재 공장 재가동되며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모든 공장들이 정상화 될 계획이다.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정품질담당 부소장(전무)는 "연말까지 전체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때까지 대부분 생산라인이 재가동되며, 소수의 잔여 공정들도 내년 2월 중순까지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가동에 돌입한 뒤 통상 5~6일 이내에 수율·품질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포항제철소가 침수 이전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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