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서 '1조 수혈' 롯데건설..그룹 전략통 새 대표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2.11.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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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사진제공=롯데건설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사진제공=롯데건설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시장 경색으로 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원대 자금을 수혈한 롯데건설이 신속한 사태 수습의 중책을 맡을 새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롯데건설은 23일 오전 이사회에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그룹의 경영전략과 구조조정 등을 총괄했던 인사를 롯데건설 대표로 앉힌 것은 조기에 사태를 수습하려는 최고 경영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통해 약 1조원의 자금을 융통했다. 향후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등 우량 사업장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자금난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에도 시장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롯데건설에 자금을 빌려준 계열사들도 대여 기간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낮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1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 대여금은 만기 3개월로 만기일은 오는 1월 18일이며 연장 계획은 없다"며 "롯데건설은 자구책을 마련 중이며 PF 감축을 위해 담보대출 전환 등으로 상당한 금액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3월까지 임기였던 하석주 전 대표이사가 최근 용퇴를 결정한 것도 최근 불거진 자금난과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신임 박 대표는 취임 후 신속한 회사 운영 정상화와 자금난 해소에 주력할 전망이다. 손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은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해외 현장도 점검하는 등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내실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인력 구조 개편도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표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1999년까지 기획, 개발, 감사 등을 거쳤다. 또 2015년부터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 대표이사 등을 거치면서 그룹 최대 건설 현안이었던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 완공에도 기여하는 등 풍부한 건설업 경험을 갖췄다.

롯데건설은 신임 박 대표 선임과 관련 "건설업과 그룹 전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고,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사임한 하석주 전 대표는 퇴직 후 고문 등 별도 보직을 맡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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