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수출 팀코리아' 전면에…"정부가 직접 나서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정진우 기자 2022.11.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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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2)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3.


윤석열 대통령이 수출 드라이브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는 결국 수출뿐임을 천명하면서 규제 정비는 물론 산업정책과 금융시스템 등 정부의 모든 역할에서 수출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관료들의 자세 전환부터 주문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코트라에서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장관들과 민간 기업 대표 등 민관을 대표한 참석자들에게 수출 확대에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尹대통령 "모든 공무원들, 기업 도와주는 인식 가져야"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대외경제의 불안전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극복하려면 수출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수출을 일으키려면 산업전략은 물론, 금융시스템 등 모든 분야와 정책을 수출 확대라는 목표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고위직부터 실무자까지 모든 공무원들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규제기관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기업을 도와주는 조직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외교라는 것도 철저하게 경제와 안보"라며 "한반도의 안보를 위한 외교 활동을 빼면 모든 해외 순방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자원 획득처럼 철저하게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님들도 해외 출장을 가거나 국내에서 외빈을 접견할 때 비즈니스 이슈를 중심에 놓기를 바란다"며 "민간 부문에서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비즈니스 이슈를 전달해주시면 외교 활동에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2.11.2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2.11.23.
윤 대통령은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가 직접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간 주도의 경제 활성화라는 정부의 기본 정책은 유지하되 수출 확대 차원에서는 규제 대응 등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총력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제 우리나라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산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그런 만큼 흔히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완화해주고 중장기 산업 전략을 잘 만들면 수출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미중 간 경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디커플링(탈 동조화)은 심화되고 있고 자유무역체제가 위축되면서 과거처럼 블록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처럼 수출기업들이 알아서 잘 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상대국이 국가가 모든 사회적 자원을 틀어쥐고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자원 배분을 직접 해나가는 그런 정부라면 우리 정부가 직접 상대국 정부를 상대해서 서로 협의하고 조율해나가지 않으면 기업이 그런 국가로 들어갈 수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거론했다. 아울러 상대국이 우리와 다른 규제를 갖고 있는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서 협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대로템,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차 등 민간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건의사항도 받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건의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사우디 고속철 사업이 우리나라 최초 고속철 수출이 될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자금 지원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1.2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1.23.
'팀코리아' 강조…민주당에는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호소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내내 "지금과 같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는 수출 증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민관이 힘을 합친 '팀코리아'를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이 바로 우리 경제의 동력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60년대나 7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과거에는 우리가 경제 성장과 사회 기반 시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동집약적인 부분부터 수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최첨단 기술 집약적인 그런 산업 분야에 수출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순방을 마친 직후부터 이같은 의지를 줄곧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2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외교 성과를 기업 비즈니스와 연결해 실질적 국익 창출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앞으로 모든 순방은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긴요한 국가안보 사항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 진행하라"며 "해외 순방을 하는 이유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국민 일자리 창출 등 국익에 보탬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지시했다.

야당의 협조도 재차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형 소형 모듈 원전(i-SMR) 관련 예산을 더불어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시도하는 것에 "우리 경제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마저도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기업이 죽고 사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이와 관련 "예산과 법안을 통한 재정적, 제도적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쟁에 밀려 적기를 놓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1.23.
정부, 2026년 '세계 5대 수출강국' 목표…3대 주력시장-3대 전략시장 '특화전략'
한편 정부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2026년 '세계 5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모든 부처에 수출지원 전담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회의에서 '주요 수출지역별 특화전략 및 수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아세안(ASEAN)·중국·미국을 3대 주력시장으로,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각각 설정해 특화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세안 시장에선 베트남·중간재 편중 현상 완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확장해 시장을 다각화한다. 미국 시장에선 친환경·공급망 분야 대규모 프로젝트에 우리나라 기업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對)중 반도체 수출통제 등 통상 현안에 적극 대응한다. 중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교역·투자 다변화를 추진하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무역구조를 개선한다.

또 우리나라의 전략 수출 분야인 방산·원전·인프라와 관련이 큰 3대 전략시장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중동 시장에선 정상경제외교 성과를 신속히 이행해 에너지·인프라 분야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남미 신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메르코수르 등 주요국과 신규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는 등 FTA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EU 시장에서는 폴란드와 원전협력 프로젝트 추진을 계기로 유럽 원전 시장 진출 확대하고 방산 수출을 전투기, 장갑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무기로 고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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