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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반도체특별법이 꼴찌 심사 법안이라니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2.11.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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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이충우 여주시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이충우 여주시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1일 국회 본관에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렸다. 특정 대기업이 관련된 행사를 국회에서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이는 정치권이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당초 참석 예정이 없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산업의 쌀이 쏟아져 나오는 반도체 클러스터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 했다.

여당은 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길 정도로 확실한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 영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간 파워게임이 최첨단 테크 전쟁으로 흘러가는 것을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반도체를 필두로 핵심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를 지원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총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투자하고 기술 개발에만 1900억달러(약 250조)를 쏟아붇는 내용의 법안을 초당적 합의로 통과시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명 반도체특별법으로 불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양향자의원 대표발의)이 넉 달째 국회에 묶여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의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기업(삼성전자) 특혜법', '지역 소외법' 등 구태의연한 논리로 반대를 표하고 있어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2일 산자위 법안소위에 반도체특별법이 올라갔으나 이날 심사 예정 법안 30건 가운데 맨 마지막 순번이었다. 여야 간사 협의에 따른 것이겠지만 사실상 새 정부 법안, 그것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고 탈당한 양 의원에 대한 '괘씸죄'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산자위의 한 여당 의원은 "야당표 반도체특별법과 병합심사를 이유로 꼴지로 밀렸다.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했고 양 의원은 "나 때문이라면 나를 빼도 된다"고 했다.

병합 심사하는 민주당 반도체특별법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여부를 심의받도록 했다. 대만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 이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을 짓고 있는데 한국만 예타 면제를 위한 심사로 속도마저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92억3000만달러(약 12조4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 잡았다.


이럴 때일수록 뛰어야 하는 기업들은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투자를 미적거리고 있다. 야당은 말로만 반도체나 경제를 외칠 뿐 도무지 일말의 책임감이나 위기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제도 안보도 반도체에 의존하는 시대가 됐다. 새 정부가 아무리 미워도 반도체를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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