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브레이크에도 부는 전동화 바람…"브레이크오일 사라질 것"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2.11.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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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 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콘티넨탈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윤성환 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콘티넨탈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


자동차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브레이크 등 전장부품에도 전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안전을 이유로 변화에 가장 보수적이었던 제동 시스템마저 전자식으로 전환되면서 브레이크오일이 사라지는 시대가 다가왔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콘티넨탈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FBS)에 대한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전동화·자율주행·디지털화·지속가능성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에 발맞춰 제동 시스템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콘티넨탈의 FBS는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단계로 나뉜다. 현재 콘티넨탈이 판매 중인 전기차 제동시스템은 FBS 0단계로, 브레이크오일을 사용하는 기존 유압식 브레이크를 활용하되 전기차 회생제동의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가 밟은 제동과 실제 차량 제동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오는 2025~2026년 도입이 예상되는 FBS 1단계는 기계식 브레이크가 전기 브레이크로 바뀐다. 지금처럼 브레이크 페달이 물리적으로 제동시스템에 연결돼 운전자가 밟는 만큼 직접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전기 브레이크 신호를 감지한 제동시스템이 유압을 조절하는 식이다.

브레이크가 물리적으로 분리되면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유용하다. 상당수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운전대에서 구동축까지 하나로 연결된 기존 조향장치(스티어링 시스템)만은 내연기관차처럼 유지하고 있다. 엔진룸으로 연결되는 제동시스템을 분리하면 상·하체 따로 생산이 가능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FBS 2단계는 전륜은 유압식, 후륜은 전자식으로 바뀌며, 궁극적인 목표인 FBS 3단계는 제동시스템의 완전 전동화를 꾀한다. 후륜만이 아니라 전륜도 전자식으로 바뀌며, 각 바퀴에 전자 캘리퍼·드럼이 달려 바퀴 별로 제어가 가능하다. 오는 2027년~2030년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전기식 제어장치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콘티넨탈은 이중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한다. 전원 공급 장치를 2개로 만들어 한쪽에 결함이 발생해도 두 번째 장치가 이를 보완하는 형태다.

류경호 차량동적제어 사업부 팀장은 "제어시스템 두 개가 동시에 결함이 발생하려면 극악의 확률을 뚫어야 한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쌓아야 하겠지만 이중화가 가장 안정적인 콘셉트"라고 밝혔다. 윤성환 이사도 "기본적으로 전기 브레이크에 12볼트가 사용된다"며 "모듈 내 배터리 제어 회로도 자체로 갖고 있어 배터리 충전량이 적더라도 제동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티넨탈은 이같은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을 바탕으로 제동·제어 등을 다루는 차량 소프트웨어(FMS)를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다. 윤 이사는 "드라이 브레이크(유압식이 아닌: 마른)의 컨셉이 도입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분리됐고,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서스펜션·스티어링 등 차량의 모든 거동과 관련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티넨탈은 유압식에서 전자식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자동차 생산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유압식 브레이크 등 액체가 필요한 현행 제동시스템이 이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윤 이사는 "전기차에서 제동 시스템만이 유일하게 유압을 사용한다"며 "모든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유압 제거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드라이 브레이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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