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으로 다가온 화물연대 파업에 시멘트업계 "눈앞이 캄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2.11.23 11:36
글자크기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시멘트 공장 앞에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주차되어 있다. 2022.6.13/뉴스1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시멘트 공장 앞에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주차되어 있다. 2022.6.13/뉴스1


오는 24일로 예정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건설 공정의 핵심인 시멘트 공급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올해 말로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는 정부 결정이 나왔지만 화물연대의 파업 결정으로 시멘트 운송의 핏줄 역할을 하는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송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3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시멘트업계는 사실상 시멘트 공급이 끊길 것으로 우려한다.



시멘트기업 관계자는 "추석 명절이후 연말까지 9~12월이 시멘트 소비가 많은 성수기다보니 현재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인 상황"이라며 "6월 파업때와 달리 재고가 없고 미리 출하할 여력도 없어 BCT 운송이 중단되면 그대로 직격탄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멘트기업 관계자도 "BCT는 대체수단이 없기때문에 이게 멈추면 다른 운송방법이 없다"며 "마련할 어떤 운송대책도 없다"고 토로했다.



시멘트는 항만과 철도를 통해 1차 운송된 물량을 BCT 차량으로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에 운송한다. BCT 운송사업은 독점적 시장이여서 운송사업자가 전국 2700대로 묶여있다. 대체할 BCT를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중 약 10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나머지 3분의 2 정도의 비노조원들은 노조원의 보복을 우려해 파업 기간동안 운송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파업 기간 운송했던 비노조원들이 새총으로 쏜 볼트에 차 유리창이 깨지고, 타이어가 찢기고, 브레이크 라인이 잘렸다는 게 뉴스로 나오지 않았느냐"며 "이런 선전효과로 대부분의 비노조원이 파업기간 운송하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시멘트 공장 입구를 BCT로 가로막고 파업참여를 요구하는 모습./사진=한국시멘트협회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시멘트 공장 입구를 BCT로 가로막고 파업참여를 요구하는 모습./사진=한국시멘트협회
여기에 지난 5일 발생한 오봉역 열차사고로 시멘트 열차 운송이 영향을 받고 있어 피해가 크다. 오봉역 시멘트 철도 운행 금지조치를 받은 쌍용C&E와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대형 시멘트 7개사는 대안으로 BCT 의존도를 높여왔다.

시멘트업계는 가동중인 생산공장이 중단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시멘트 생산설비의 핵심인 소성로(킬른)는 1400~1500℃의 온도로 24시간 가동을 유지해야 하는데 한번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때문에 가동을 유지하면서 생산된 제품을 보관하는 시멘트 저장공간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시멘트기업들은 완제품을 습도 등에 취약해 큰 원기둥 모양의 사일로에 저장하는데, 저장공간이 한정돼 있다. 때문에 클링커(알갱이 모양으로 만든 시멘트 반제품) 형태로 만들어 저장한다. 클링커 저장공간을 추가 확보해 공장가동 시간을 최대한 벌면서 파업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운송 중단 1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저장공간에 적재하는 식으로 공장을 멈추지 않고 가동할 수 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가동 중단 등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