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왼쪽)과 원통형 배터리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수요·공급 불균형은 내년부터 본격화돼 202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완성차업계는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수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직 내연차가 핵심 수입원인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 출시 일정 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기차만을 판매하는 테슬라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프레몬트 공장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탑재할 계획인 4680(지름 46㎜·높이 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시험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곳 공장의 현재 수율은 절반 이하로 전해진다. 테슬라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배터리셀 생산이 지연되는 이유도 수율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의 원통형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연스레 이를 생산·납품하는 배터리업체로서는 긍정적이다. 중장기 계약에 따라 납품이 단행되기 때문에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서다. 기술·양산 측면에서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파나소닉은 높은 기술력을 갖췄지만, 케파 확장 속도가 한국보다 느리다. CATL 등 중국 업체와 스웨덴 노스볼트 등도 원통형에 속속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원통형 분야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생 회사일 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발맞춰 원통형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300억원을 투입해 원통형을 생산하는 충북 오창 1·2공장의 케파를 2025년까지 33GWh로 점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투자 이행이 유예된 미국 애리조나 투자도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도 별도의 원통형 생산설비 구축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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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형 생산량만 놓고 봤을 때 LG에너지솔루션보다 우위로 파악되는 삼성SDI도 증설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핵심 원통형 생산공장인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해 2공장을 짓고 있다. 충남 천안과 중국 톈진 등을 포함해 글로벌 3각 원통형 생산체제를 구축을 완료한 상태지만, 시장 상황에 발맞춘 추가 투자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전지인 원통형은 전동공구에 주로 사용됐고, 각형·파우치형 등 중대형 타입이 하이브리드 때부터 전기차에 주로 탑재돼왔다"면서 "테슬라를 시작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원통형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배터리 업체들도 원통형 관련 투자를 늘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추세가 미국으로 곧 번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배터리업계의 미국 투자도 각형·파우치형 중심에서 원통형으로 확장될 것이 유력시된다"면서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지만, 원통형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견고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