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F (139,500원 ▲1,500 +1.09%) 주주의 걱정섞인 말이다. 예상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와 강도 높은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면서 MLB,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런칭한 F&F의 실적이 둔화될 걸 우려한 것이다.
F&F 뿐 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연일 2만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나오며 중국 화장품주(株)가 큰 조정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한때 '뷰티 황제주'로 코스피를 주름잡던 이들 기업의 주가가 언제쯤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가 2500선 직전까지 올라갔을 때 이 종목들은 광군제 효과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해왔다. 하지만 중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최근 주요 도시에 봉쇄령을 내렸다. 수도인 베이징 뿐만 아니라 허베이성 성도 스좌장, 후베이성 성도 우한 등 주요 도시들이 차례로 봉쇄됐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지난 5일 간 2만명을 넘어섰다.

하락 베팅도 늘어났다. 전날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136,800원 ▲1,100 +0.81%)이 각각 5,6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매도 비중은 각각 33.18%, 31.01%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LG생활건강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올초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 기대감이 살아나며 이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적잖았다. 하지만 중국이 주요 도시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면서 기대감은 꺾여갔다. 주가도 하락세였다.
실적이 고꾸라진 곳도 있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44.5% 감소한 1900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의 기대치를 약 18% 밑돈 것이다. 계속되는 중국, 면세채널의 역성장에 기인한 결과라고 증권가는 분석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봉쇄가 정점이었던 2분기에 비해 면세와 중국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중국 소비 경기가 침체되며 오프라인 영업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고 KOL 마케팅 활동의 부재로 온라인 매출도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중국의 봉쇄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소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이들 기업들의 실적,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다만 기업마다 주력하는 세부 사업이 다른 만큼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위축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해외 시장 진출로 내수 소비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업 혹은 신규 브랜드, 카테고리로 성장동력을 더해가는 기업들에 꾸준하게 관심을 두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