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파에 스타트업 생태계 얼어붙었다...평가점수 53.7점 최처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11.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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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스타트업얼라이언스자료=스타트업얼라이언스


올해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100점 만점에 53.7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9.0점보다 15.3점 낮아진 것으로 2015년 첫 조사 이후 최저치다. 벤처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를 발표했다. 트렌드 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는 자료다. 올해 조사는 지난 9월 창업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점수는 2015년 55점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연평균 4.8점씩 지속 상승해왔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벤처캐피탈의 미온적 투자'(57.1%), '미흡한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27.7%) 등 벤처투자 환경 관련 이슈가 주로 꼽혔다. 시장진입 환경 저하(26.0%), 불필요한 규제(25.4%) 도 뒤를 이었다.

정부 역할에 대한 평가도 62.1점으로 지난해(69.0점)보다 감소했다. 모태펀드 감소 등 정부 정책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평가 점수는 △2018년 68.0점 △2019년 65.9점 △2020년 66.5점 △2021년 69.0점 등으로 2018년 이후로는 65점 이상을 유지해왔다.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으로도 '자금 확보·투자 활성화'가 가장 많이(35.5%) 꼽혔다. 지난해보다 19.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규제완화(18%), M&A·IPO활성화(14.0%) 순이었다. '우수인력 확보'는 7.0%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13.7%포인트 감소했다.

간담회 패널로 나선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대책 요구가 늘고 인재 채용 애로가 줄어든 것은 한마디로 '사람보다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는 생존모드로 돌입하다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한파에 스타트업 생태계 얼어붙었다...평가점수 53.7점 최처
실제 스타트업의 절반(49.5%)은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유치 계획 자체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는 투자유치를 미루고 19.5%는 기업가치 평가를 조정해 앞당겨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에 변동이 없는 곳은 34.5%에 그쳤다. 특히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65.5%가 투자유치 일정 등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내년도 전망에 대해서는 40.5%가 지금의 분위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7.0%는 지금보다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응답은 22.5%에 그쳤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는 이전 라운드보다 기업가치를 3분의 1로 줄여서 투자를 받은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내년은 실물경기가 더 안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투자시장은 선행하는 게 있으니 어느 수준에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지 잘 보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한국벤처투자 벤처금융연구센터 센터장도 "조사에 따르면 (벤처투자시장은) 미국 시장이 한 개 분기정도 앞서는 분위기가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경기는 심리이다보니 패닉이 가라앉는 것을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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