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화재·증권에 대한 포괄적 지분인수 결정의 이유로그룹 내 효율적인 자본 재분배를 첫 손에 꼽았다. 현재는 3개사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자본을 이동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기회 확대 뿐 아니라 자본 확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신지급여력제도 킥스(K-ICS)의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고, 메리츠증권은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노린다는 포석도 있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상반되게 반응한다"며 "메리츠화재는 금리가 오르면 실적이 좋고, 메리츠증권은 금리가 내리면 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개선된 경영 효율로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기대값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각각 업황부진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6% 오른 260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7.7% 늘어난 823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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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B금융지주도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후 KB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순자산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개선되며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등 4개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메리츠화재는 메르츠코린도보험을,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