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원팀'의 경쟁력…"최고의 수행으로 동유럽 선점"

머니투데이 폴란드(바르샤바, 폴리체)=배규민 기자 2022.11.23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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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500억불 수주 향해 뛴다] 국경·영역 넘나들며 추가 수주 박차

편집자주 우리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해외 시장에서 뚫은 저력이 있다. 역대 최대 716억달러를 수주한 2010년은 금융위기 직후로 국내 주택 시장이 휘청인 시기였다. 2014년까지 매년 600억~700억달러 수주고를 올려 창출한 국부는 경기 침체 파고를 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신흥 건설사와의 경쟁과 산유국 경기 침체로 해외 수주액은 3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윤석열 정부는 연간 500억달러 해외 수주 회복을 위해 총력 지원을 예고했다. 금리인상으로 내수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기, K-건설의 위기 돌파 DNA는 되살아날까. 세계 곳곳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건설사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K-건설 주역들. 왼쪽부터 손정호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지사장, 이홍규 책임매니저. 폴란드 지사는 유럽 시장 조사와 영업, 현장 지원 등을 맡는다./사진=폴란드(바르샤바) 배규민 기자 K-건설 주역들. 왼쪽부터 손정호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지사장, 이홍규 책임매니저. 폴란드 지사는 유럽 시장 조사와 영업, 현장 지원 등을 맡는다./사진=폴란드(바르샤바) 배규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은 2016년부터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시 국내 건설업계는 저가수주에 대한 경계가 강해 선진 시장으로 향했다.



유럽 시장의 문턱은 높지만 동유럽이라면 한국인의 근성과 실력으로 두드려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주요 발주처에 e메일을 보내고 발표하는 등 맨땅에 헤딩 작전으로 열 번 중 겨우 한두 번 회신을 받았다. 하지만 발주처와 미팅을 잡으면 쉽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생소한 회사일 수 있지만 이미 2011년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 관련 FEED(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하고 2015년 약 3조원의 EPC(설계·조달·시공) 본 공사를 수주해 준공하는 등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재 목표는 폴란드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최지훈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 현장 소장은 "폴란드에서 인력운용이 녹록지 않지만 공사기간을 조금이라도 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취임 6개월 만인 올 9월 폴란드를 방문해 힘을 실었다. 홍 대표는 현장를 찾아 "최고의 영업은 수행을 잘하는 것"이라 거듭 강조하고 이를 위한 본사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오만, 쿠웨이트 등 해외현장에만 10년 넘게 있었던 전문가인만큼 지사, 현장, 본사가 '원팀'이 돼 시너지를 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주변 동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빗장이 풀린 이후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세르비아 등 폴란드 주변국을 다니며 새로운 수주처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폴란드에서 세번째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도 물밑에서 준비 중이다.

손정호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지사장은 "지금까지 폴란드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폴리체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폴란드 주요 발주처는 정부 지분이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고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작은 실수도 경계하는 이유다.


추가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지사장은 "처음에는 폴란드 시장을 봤지만 지금은 국경을 넘나들며 원전, 방산, 신공항 건설, 에너지 전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나라와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K-건설 주역들. '최고의 영업은 완벽한 수행'이라는 말처럼 내년 준공을 앞두고 만전을 기하는 최지훈 현대엔지니어링 폴리머리 폴리체 프로판탈수소화(PDH)·폴리프로필렌(PP) 플랜트 현장소장(왼쪽)과 정원식 공무팀장(온른쪽)/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K-건설 주역들. '최고의 영업은 완벽한 수행'이라는 말처럼 내년 준공을 앞두고 만전을 기하는 최지훈 현대엔지니어링 폴리머리 폴리체 프로판탈수소화(PDH)·폴리프로필렌(PP) 플랜트 현장소장(왼쪽)과 정원식 공무팀장(온른쪽)/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중앙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넘어 유럽, 동남아, 미국 등 시장 확장 뿐 아니라 플랜트 사업성 분석,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설계부터 참여해 향후 EPC 수주까지 이어지는 FEED 기반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러시아,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FEED 사업을 수주해 기본설계를 수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다수의 프로젝트는 FEED·EPC 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추후 EPC 수주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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