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의 '고진감래'…모바일 DDI 들고 매출 2조원 넘본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2.11.2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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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국내 1위 반도체 팹리스(설계) 업체인 LX세미콘이 스마트폰용 OLED DDI(디스플레이 구동칩)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선다. TV 시장의 업황 부진으로 하반기 매출 하락이 예고되면서 소형 DDI 공급을 늘려 매출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불안정성을 상쇄하기 위해 특정 세트(완성품)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등 제품별 매출 비중의 다각화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이번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86억원, 6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053억원, 1289억원)에 비해 5.3%, 53.2% 감소했다. 통상 디스플레이 부문의 계절적 성수기로 평가받는 3분기지만 러·우 전쟁의 지정학적 이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트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3분기 재고자산도 4483억원을 기록했는데, 전 분기(2757억원)보다 63%나 증가한 수치다.



TV 등 주요 세트 수요가 내년까지 지속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옴디아·트렌드포스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8~4.1% 축소되는 등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LX세미콘의 최대 주요 고객사(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 61.1%)인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출구 전략을 6개월~1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LX세미콘은 글로벌 업황 부진에 맞서 제품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스마트폰용 OLED DDI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폼팩터(외형)·스펙을 개선 경쟁에 나서고 있어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는 최근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당사는 (BOE가) 공급 중인 일반 모델에 OLED DDI 공급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LX세미콘 대전캠퍼스 전경. /사진 = LX세미콘 제공LX세미콘 대전캠퍼스 전경. /사진 = LX세미콘 제공
중국 패널 업체 BOE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에 패널을 공급하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다. 올초 LX세미콘이 DDI 공급난으로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사에 DDI를 우선 공급했을 때 OLED 패널 생산량이 1달에 200만~300만대 감소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모바일 DDI 시장 최대 고객사인 애플향(向) OLED DDI 생산이 늘수록 LX세미콘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이르면 연내 완공을 앞둔 경기도 시흥시 3000평 규모 부지의 공장을 발판 삼아 방열기판 생산에도 속도를 낸다. 방열기판은 반도체 가동 중에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키는 기판으로, 고전력 반도체 사용이 늘고 친환경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일본 방열소재 업체의 지분 30%와 유·무형자산을 총 7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LX세미콘은 모바일 DDI 등 핵심 제품을 토대로 올해와 내년 매출 2조원대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경쟁력 확보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꾀하고,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P-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공급하는 부품을 점진 확대한다. OLED DDI가 기존 LCD DDI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은 OLED DDI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X세미콘을 그룹의 중추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M&A와 추가 지분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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