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은 크게 총 5개의 유닛으로 나뉘는데 이중 2곳이 준공됐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120명이 넘는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을 포함해 3700명의 직원이 마지막 공정과 시운전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1월까지 준공하고 시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 9월까지 시운전을 포함해 모든 작업이 끝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2년여만에 겨우 코로나19 영향이 잦아들었는데 올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접해 있다. 현장에서 일하던 800명~900명의 우크라이나 직원 중 절반이 참전하려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전쟁으로 자잿값은 폭등했다. 장비를 돌리기 위해서는 기름이 필요한데 유가가 2배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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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전쟁 직격타로 공사 기간은 늦어졌고 공사비는 상승했다.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공사를 하려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에 발주처는 두 차례나 계약서를 다시 써줬다. 최지훈 폴리체 PDH·PP 플랜트 현장 소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유럽회사와 달리 어떻게든 진행하려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악조건에서 발주처의 신뢰를 더 높인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첫 프로젝트인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가 내년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K-건설 주역인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현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규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지사 책임매니저, 박진환 계장 공구장, 이영환 설계파트장, 박송주 건축철골공구장, 최지훈 현장소장, 김영진 품질팀장, 최정필 관리팀장, 이재상 전기공구장, 이철웅 기계공구장, 김수현 배관공구장/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푸오츠크(Plock) 지역, 석유화학 단지 내에서 생산된 나프타를 분해하고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74만 톤 규모로 생산하는 사업이다. 첫번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쌓은 현지에서의 좋은 평가와 기술력이 시너지를 냈다. 특히 유럽·미국 선진 엔지니어링 기업의 강점으로 꼽히는 기본설계(FEED)를 맡아 역량을 인정 받고, 경쟁을 통해 EPC(설계·조달·시공) 입찰까지 따내 의미를 더했다.
올해 7월에는 SK넥실리스가 발주한 3000억원 규모 폴란드 동부 포트카르파츠키예주 스탈로바볼라 동박생산공장 수주를 따내 폴란드에는 현재 총 3개의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원전·방산·신공항 건설·우크라이나 재건까지 노린다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다음달부터 프로필렌 생산을 위한 프로판가스 저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폴란드(폴리체) 배규민 기자
특히 전체 사업규모가 약 10조원(약 74억유로)에 달하는 신공항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다. 폴란드는 기존 관문공항인 바르샤바 쇼팽공항을 대체하는 유럽 중동부지역 최대규모의 허브공항 건설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신공항 건설과 연계 도로·철도, 주변지역 개발 등을 포함한다. 한국과 폴란드는 지난해 2월 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인프라 전반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12월에는 협력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양해각서를 추가로 체결했다. 올 6월에는 신공항사업 대표단이 방한해 국내 재무투자자와 주요 건설사를 만났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도 해외수주를 이어갈 기회다. 이달 한국을 방문한 폴란드 재무부 장관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친밀도와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한국기업에 우호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들어가는 추산 비용은 약 500조~1000조원 안팎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지사를 통해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등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발빠르게 모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현장 야간 모습/사진=현대엔지니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