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네옴 물 공급 프로젝트의 핵심은 친환경이다. 해수담수화는 증발식과 역삼투압식 공법이 주로 쓰인다. 두 공법 모두 높은 에너지가 소요되고 대부분 화석연료로 충당된다. 친환경 미래 신도시 네옴을 꿈꾸고 있는 사우디는 해수담수화 설비에 필요한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이다. 전 세계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중동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전례 없던 시도다.
핵심은 그린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전력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 서울의 47배 면적의 네옴 전역에 식수를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업계는 다수의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사우디가 태양광·풍력보다 원전 중심의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가장 큰 수혜를 두산에너빌리티가 될 것이라 예견한다.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그룹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때부터 이어온 오랜 사우디와의 인연으로 기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다. 현대건설은 1979년 사우디 알코바 탈염공사를 시작으로 2019년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근래에는 비교적 소홀했지만, 해수담수화 발주가 활기를 띠던 2010년 전후에는 중동에서 다수의 프로젝트 수주 기록을 보유했다.
소재 기업으로는 LG화학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역삼투압 담수화 공법의 핵심 소재이자 소모품인 필터 시장의 강자다. 점유율 21%로 일본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2위다. 2014년 미국 'NanoH2O'를 인수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우디·UAE·이집트·중국·오만 등지의 12개 프로젝트에 8400만달러(약 11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2025년까지 22만개 이상의 필터를 납품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논의만 이뤄졌지만, 내년부터는 양해각서(MOU) 체결 등 구체적인 성과가 속속 드러날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해수담수화 시장에서 EPC( 설계·조달·시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번처럼 청정에너지라는 새로운 기술 접목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각 사가 자체적인 높은 수준의 역량을 보유했거나, 역량이 높은 회사를 관계사로 두고 있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