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대 1' 패션회사 입사 인기..."압박면접·칼정장은 없어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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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2023년 공채 채용 리쿠르팅데이 커먼그라운드 전경/코오롱FnC코오롱FnC 2023년 공채 채용 리쿠르팅데이 커먼그라운드 전경/코오롱FnC


패션업계 호황이 지속되면서 패션사들이 신입 공채를 뽑는 데 열심이다. 그룹에서 단체로 뽑거나 경력직으로 소수 충원하던 과거와 달리 세세해진 직무에 맞춰 패션사들이 직접 신입을 뽑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트렌드는 물론 패션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코오롱FnC는 올해 처음으로 그룹이 아닌 자체 2023년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한 공채를 진행 중이다. 총 19개 직무로 나뉘었으며 지난 10, 11일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를 통과한 지원자 약 180명을 대상으로 1차 면접을 마쳤다. 이달 말 최종면접을 거쳐 내년 1월2일자로 코오롱FnC에 입사하게 된다. 서류전형에만 약 5000명이 지원했다. 최종합격자 수는 25~30명으로 경쟁률은 약 170~200대 1이다.



특히 1차 면접은 카페 콘셉트로 꾸며진 커먼그라운드에서 젊은 면접관 27명이 나섰다. 기존 면접은 팀장급 이상이 참여하지만 수평적인 소통 방식을 위해 파트리더(PL)급으로 낮췄다. 면접관 2명과 지원자 1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대기공간인 리쿠르팅 라운지에는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도록 케이터링을 제공했다. 면접 복장도 '가장 자유로운 드레스코드'를 제안했다. 실제로 면접장에서도 단정하지만 본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복장이 대다수였다는 설명이다.

직접 디자인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유튜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자신의 계정을 운영하는 지원자들도 많았다. 디지털마케팅 면접자로 참여한 고나현 코오롱몰 운영팀장은 "가죽자켓, 워커부츠를 착장한 지원자도 있었다"며 "SNS의 경우 구독자 수 보다는 콘텐츠를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디자인 직군을 담당한 김우정 에피그램 실장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해봤지만 좀더 체계적으로 디자인 직무를 배워보고 싶다며 지원한 사람도 있었다"며 "포트폴리오의 전체적 느낌과 완성도를 봤다"고 말했다.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도 현재 하반기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 중이다. 지난 7일까지 서류를 접수했고, ESAT 직무적성검사, 1차 면접, 인턴,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영업, 상품기획 등 9개 일반직무와 의상, 이너웨어 등 4개 디자이너직무로 총 13개 직군을 선발한다. 이랜드월드는 2016년 7월까지 패션, 유통, 외식 사업부문을 모두 뽑는 그룹 공채를 실시했지만 각 사업별 전문성이 고도화되면서 사업부별 채용으로 바꿨다. 올해는 예년보다 온라인, 재무, 물류 인력을 늘리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기존 패션사업부는 바로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할 수 있는 젊은 세대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본인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SNS 등을 운영하는 지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도 올해 초 사상 첫 공채를 실시한 바 있다. 무신사는 지난 2~3월 신입 MD, 개발자 등을 공개채용했다. MD의 경우 서류에 2800여명이 몰려 경쟁률은 100대 1에 달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대표 기업으로써 온라인 패션 MD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성장시킨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신입 공채는 무신사 스토어 주요 사용 고객층인 10~20대 세대와 가깝게 소통하고 친밀하게 호흡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현재 신입사원을 채용 중이며 지난 9월에는 한세실업이 신입사원을 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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