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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레인지로버, 괜히 S클래스 경쟁자가 아니다[차알못시승기]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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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랜드로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고질적으로 차량이 잘 고장난다는 것과 A/S(사후관리)가 타 수입 브랜드에 비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신임 사장의 가장 큰 목표가 A/S 개선을 외칠 정도면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수요는 꾸준했다. 특히 신형 레인지로버가 출시됐을 때 2억원을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전 계약이 1000대 이상 몰리기도 했다.

레인지로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전혀 다른 차종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경쟁 모델로 인식되곤 한다. 부정적 이미지에도 기꺼이 비싼 값을 주고 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레인지로버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을 시승해봤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급·고급·고급…상상 이상으로 푹신한 승차감은 일품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 방향지시등/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 방향지시등/사진=이강준 기자
레인지로버의 역사가 50년이 넘는 만큼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쳤어도 외관의 극적인 변화는 없다. 다만 다소 각지고 투박한 인상의 이미지는 점차 사라지고 곡선의 사용을 점점 늘리는 모습이다.

기자가 시승한 롱휠베이스 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이 75㎜ 길어져 5미터를 훌쩍 넘는다.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만큼 차량의 높이도 보통 차에선 보기 힘든 수준이다.

레인지로버에도 고급차에 들어가는 에어서스펜션이 탑재돼 승차 시엔 차고를 낮추면서도 하단의 발판이 자동으로 나와 편안한 승하차를 돕는다. 키 187㎝인 기자도 용이하게 썼다. 후면엔 방향지시등을 레인지로버 글자 옆에 배치해 브랜드가 더 돋보였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 발판. 문을 열면 차량 하단에서 자동으로 펼쳐진다/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 발판. 문을 열면 차량 하단에서 자동으로 펼쳐진다/사진=이강준 기자
내부도 플래그십 SUV다웠다. 시트부터 운전대 촉감까지 가죽과 스웨이드로 뒤덮여 어느 한 곳 고급스럽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센터페시아의 터치스크린도 타 랜드로버 차량과 구성은 비슷할지라도 크기가 훨씬 컸다. 내비게이션을 보다가 너무 커서 적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할 정도였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비싼 차는 디테일부터 다르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버튼을 최대한 없애고 공조 장치마저도 터치스크린으로 일원화하는 추세다. 디자인적으로는 깔끔해졌지만, 운전하면서 공조장치를 다루기엔 더 어려워졌다.

레인지로버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 하나의 물리 버튼으로 열선·통풍 시트, 온도, 풍량 조절을 동시에 할 수 있게 설계했다. 그냥 버튼을 돌리면 온도가 조절되고, 버튼을 누르고 돌리면 시트가 조절된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의 공조장치 작동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의 공조장치 작동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최대 6㎝까지 움직이는 에어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은 SUV인데도 상상 이상으로 푹신하다. 허공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에겐 최상의 승차감이다.

레인지로버는 메리디안 오디오를 채택했다. 음질은 찻값을 고려하면 당연히 훌륭했다. 의외인 점은 각 좌석의 헤드레스트에서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운전 중 고개를 돌리면 헤드레스트에서 나오는 소리가 더 명확하게 들렸는데, 콘서트장에 있는 공간감까지 느껴졌다.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2열 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당연히 넉넉했다. 키가 큰 CEO라면 허리를 숙이고 타야 하는 세단 종류의 S클래스보다 발판을 딛고 허리를 편 상태로 탑승하는 레인지로버가 더 나아 보였다.

S클래스와 달리 '희소성' 갖춘 레인지로버…개성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고려할만해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사진=이강준 기자
실망스러운 지점도 있었다. 우선 S클래스의 경쟁 모델답지 않은 소음 차단 능력이었다. 승차감은 그 어떤 차량보다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지만, 노면 소음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느낌이었다. 기자와 동승했던 지인도 "의외로 시끄러워서 놀랐다"는 평을 남길 정도였다.

상석이라고 불리는 우측 2열 좌석엔 따로 조수석을 접으면서까지 넓은 공간을 만들어주는 기능이 없다. 등받이가 뒤로 눕혀지는 각도도 큰 편은 아니다. 플래그십 세단들과 경쟁하는 SUV라는 걸 고려하면 아쉽다.


그럼에도 레인지로버를 구매할만한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S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한국이다. 발에 치일 정도로 많아지면 플래그십 차량의 의미가 퇴색된다. 국내 도로에서 흔치 않은 차종이면서도 SUV만의 실용성을 챙길 수 있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레인지로버 구매를 충분히 고려할만 하다.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39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2437만원 △롱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100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3047만원 △7인승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253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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