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CES 혁신상을 수상한 곳들의 출품 아이템도 헬스케어와 밀접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원으로 CES 혁신상 명단에 오른 34개의 스타트업 중 21개가 헬스케어 제품으로 출품했다. AI(인공지능) 피부 분석 시스템, 초음파 내시경 영상 분석 솔루션 등이다. 네이버가 투자한 AI(인공지능) 치매 선별 솔루션 기업 세븐포인트원(대표 이현준)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이름을 올렸다. 더웨이브톡(대표 김영덕)은 가정용 수질 측정기 및 플랫폼으로, VNTC(대표 노경석)는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의 척추 측만증 보조기로 수상했다. AI 메디컬 테크 웨이센(대표 김경남)은 CES2023에서 혁신상 4관왕에 올랐다. 목소리나 기침 소리를 녹음하면 스마트폰으로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앱(애플리케이션) 등이다.

알고케어가 개발한 AI 영양관리 솔루션은 회사가 직접 개발한 헬스케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다. 해마다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왔기에 3년 연속 수상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사용자는 기존 건강검진 이력과 약물 복용 기록을 불러오고, 건강 이력에 맞춰 설계된 검사에 응답하면 된다. 그럼 헬스케어 AI가 뉴트리션 엔진(일종의 영양 조합 기기)으로 개인 맞춤형 영양을 조합해 한 잔의 형태로 제공한다. 회사는 이 같은 AI 영양관리 솔루션을 기업 임직원 영양관리 서비스로 확대해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 중인 상황이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직원 건강 관리가 기업의 건강 자산 강화'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 맞춰 수준 높은 개인화가 가능하면서 공용 공간에서 다수의 인원이 영양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입 자원 대비 최대 효용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한 게 CES 혁신상 3년 연속의 큰 이유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아이포펫이 개발한 '티티케어'(TTcare)는 휴대폰으로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사진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해당 부위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질병 증상 여부를 알려주는 앱이다. 반려동물의 종류, 생애 주기 등을 고려해 활동량과 적정 식사량 등 다양한 건강관리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회사는 기존 사진 촬영 판독 방식을 넘어 동영상 촬영 기반의 펫 헬스케어 서비스도 내놓을 개획이다. 관절 건강에 대해 동영상을 찍으면 수의사·훈련사·영양사, 3개 분야 전문가들과 비대면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오는 12월 중 업데이트 예정이다. 독일 시장 진출을 위해 독일어 버전 앱 서비스 론칭도 계획 중이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는 "티티케어의 CES 혁신상 2년 연속 수상은 에이아이포펫이 지난 1년 동안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를 계속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엠마헬스케어(대표 손량희)는 영유아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아기 침대로 2년 연속 수상했다. 통상 생체 징후를 측정하려면 인체에 센서를 붙여야 하는데, 체온·심장박동 등의 생체 신호를 그냥 누워 있는 상태에서도 측정할 수 있게 IoT(사물인터넷) 침대로 구현한 것이다. 침대 주변의 온습도와 공기질의 환경 정보를 살펴 실내 가전과 통신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아이 울음이 감지되면 마치 엄마가 안아 달래듯 침대가 매끄럽게 흔들린다.
회사는 영유아 건강 모니터링 침대 '베베루시'를 2023년 1분기 중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한 미국 대형 육아용품 유통 전문업체와는 구매 의향서를 체결한 상태다. 현재는 인허가 등 양산 준비 막바지로, CES 혁신상 수상이 미국 시장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점이 있다고 손량희 엠마헬스케어 대표는 설명했다.
손 대표는 "CES가 전 세계에서 몰리는 큰 규모다 보니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박람회장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다"며 "반면 CES 혁신상 수상작들은 박람회장 한편에서 따로 다뤄져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를 찾아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 기쁘다"고 덧붙였다.